통합지원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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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 우리가 만나고 있는 여성들의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를 주제로 통합지원워크샵이 진행되었다.
1부는 ‘여성의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와 치유에 관한 성찰’을 주제로 윤하람 활동가의 발표가 있었다.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와 ‘여성의 치유회복에 대한 탐구’를 담은 내용이었다.
2부는 ‘고통에 다가가기’ 위한 기관별 치유/회복 사업을 점검하고 고민한 내용으로 토론이 진행되었다.
쉼터는 삶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일상성을 회복하는 것, 즉 자기돌봄이 가능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보고, 여성의 치유회복을 돕기 위해 다양한 접근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었다. 일상성의 회복을 돕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확장하며 정치적 주체로서 연대하기위해 진행되어온 몇 년간의 프로그램을 점검하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자활지원센터는 성매매 재인식 과정과 개인 상담 및 프로그램을 통한 역량강화가 치유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 보았다. 센터 내에서의 새로운 시도가 자기 혁명과 같은 도전이 되고, 현재의 삶을 직면하며 계획, 수행하는 과정을 지치지 않고 반복하며 만들어가는 과정을 일상이 만들어내는 치유라고 보았다.
현장상담센터는 워크숍 주제로 사전토론을 통해 사건지원을 위한 일대일 상담뿐만 아니라 작년에 시작한 공동체 프로그램을 통해서 센터와 여성들이 어떤 관계로 나아가는지 다시금 확인하였다.
글 ㅣ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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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글은 통합지원워크숍 발제문 중 현장상담센터에서 발표한 내용으로 회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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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ㅣ 송선종(현장상담센터)
1. 절실한 너와 내가 ‘만나’
삶은 끊임없이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해 가는 고통의 연속이다. 때론 생각보다 쉽게 때론 의식할 수 없는 거대함에 짓눌린 채 계속하여 삶의 의미를 찾아 간다. 살아가는 우리는 삶의 어느 순간 피할 수 없는 고통을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 그럼에도 다시 살아나가기 위하여 해결과 치유의 과정을 해나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우리는 고통을 맞닥뜨리고 이제 그만 벗어나고자 용기를 낸 절실한 여성을 만나고 절실한 관계를 시작한다.
상담소는 성매매경험여성들이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리는 곳이다. 어색한 공기 속 어디서부터 나의 고통을 말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에 머뭇머뭇 띄엄띄엄 정리되지 않은 말들을 꺼내본다. 사실 처음 보는 상담원이라는 사람에게 얼마나 신뢰가 있을까? 그런데도 가족관계 성장과정 업소경험 채무문제 등등 꽁꽁 숨겨 두었던 고통을 나열하기 시작한다. 마치 말을 뱉으며 고통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처럼, 상담원에게 하는 말인지 자기 자신에게 말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필요 이상의 말들을 한다. 상담소에서는 아직 완전한 말이 되지 못한 개인의 아우성을 보고 듣고 공감하며 그녀의 곁이 되기를 자처한다. 함께 해결해 보자고. 같이 하면 덜 힘들 거라고. 당신의 고통을 구조적 문제로 재해석하는 것, 그게 왜 개인의 문제가 아닌지 상호간 인식하는 것, 그래서 고통을 제대로 다뤄볼 기회를 제공하고 개인의 권리를 회복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2. 우리의 만남은 ‘언어’를 만들어
상담소는 사건지원과 별개로 여성과 함께 진술서 작업을 준비한다. 법적지원을 위한 증거자료로, 혹시 모를 나중을 대비하여 조금이라도 더 기억하는 바로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나의 이야기를 꺼내보는 것이다. 진술서 작업을 할 때 컴퓨터 타이핑을 어려워하는 여성들이 꽤 많다. 급할 땐 상담원이 대신 타이핑을 해주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주로 집에 가서 종이에 한 번 써보라고 한다. 서너 줄의 짤막한 글도 있고 A4용지 10포인트로 31장을 빽빽하게 채운 글도 있다. 1차, 2차, 수정작업을 거쳐 자신의 경험을 사회적 언어로 대체해 본다. 정리된 진술서 글은 막연했던 자신의 경험을 객관화시키고 그동안 인지하지 않았던/못했던 피해를 피해현장에서 한 발자국 떨어진 채 바라보게 한다. 백 번 말해도 백 번 의구심을 가졌던 ‘언니는 성산업 구조의 피해자예요’ ‘언니의 진술은 증거예요’를 자신의 글을 통해 확인하는 놀라운 경험이다. 진술서 글이 법적 증거로 활용되어 목표한 결과로 가져오든 그렇지 못하든, 여성은 이미 사회적 말하기와 언어 획득에 성공했다. 그렇기에 여성이 겪는 모든 경험은 결국 승리의 경험이다. 승리한 여성들은 통쾌해하고 그래도 불안해하고 그리고 슬퍼하고 억울해한다. 사회적 언어를 찾은 여성들은 지금 다시 ‘나의 언어’를 찾아 씩씩한 걸음마를 뗀다. 우리와 같이!
3. 비로소 만나는 어떤 ‘순간’
업소관계자들은 업소 내 여성들의 친밀함(연대)을 두려워한다. 소위 엄마, 아빠로 그들의 위치를 설정하고 친밀한 관계를 무기로 여성들을 관리하지만 관리 하에 있는 여성들은 자매가 되길 원치 않는다. 허상의 친밀함을 경험한 여성들은 사람을 잘 믿지 않게 되었다고 말한다. 때문에 법적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되어 이제는 그만 관계를 단절하고 싶은데 상담소 사람들은 자꾸만 들이댄다. 밥은 먹었냐고 밥 한번 먹자고 밥이 싫으면 커피 마시자고 날씨가 좋은데 어떻게 지내냐고 하다못해 키우는 강아지는 여전히 귀엽고 건강한지. 우리는 당신과 더 친밀해 지고 싶고 당신이 조금 덜 아팠으면 좋겠고 그래서 좀 더 잘 살았으면 좋겠기에 진즉에 당신의 곁이 될 준비가 되어있음을 어필한다.
상담소의 심리치유프로그램은 지원과정과 명확하게 분리하기 어렵다. 일대일 상담에서 끌어올 수 있는 개별적 집중성과 고유성을 바탕으로 지금 당장 필요한 지원을 확인하고 개별지원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시도한다. 오늘 한 끼 식사라도 잘 했으면 하는 마음에 기획한 ‘밥 블레스 유’, 일상의 생필품 구매를 지원하기 위한 ‘나 혼자 잘 산다’ 그 외에도 나를 직면하는 타로상담, MBTI, 다양한 문화체험(연극,영화관람), 산책, 전문심리상담연계까지. 일상을 회복하는 긍정적 경험을 통해 주체적 자아를 획득한 여성들은 프로그램의 촉진자가 되어 다음을 기획하고 제안한다. 그리고 2018년도부터 야심차게 시작한 공동체프로그램 ‘다시 만난 세계’가 있다. 성매매경험당사자들이 모여 인적, 정서적 관계망을 확장하고 새로운 경험을 축척하며 함께 소통하는 장이다. 경험당사자가 만나 일상을 보내고 소통한다는 것은 안전한 분위기에서 안전한 사람들과 불안전한 나의 경험을 안전하게 나누고 위로받는 치유의 경험이다. 계속하여 말하기를 요구하는 사람들에 지치고 과연 비경험당사자가 진심으로 나의 경험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 때 비슷한 경험을 가진 여성과의 만남은 강력한 자기치유 과정일 것이다. 만남 속에서 여성들은 타인에 나를 비춰보고 심연에 가라 앉아 있던 경험/고통을 끌어 올려 하나씩 하나씩 힘이 닿는 만큼 해석해 나가기 시작한다. 참 내어주기 어려웠던 낯선 곁이 생기고 또 곁이 되어주는 순간이다. 이렇듯 조금 어색한 반나절의 만남/연대는 프로그램 밖에서 개인적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다음 프로그램에서 만나길 기약하는 것으로 순간이 되기도 한다. 곁이 있음을 확인한 순간 여성들은 안심하고 위로받고 또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래서 우리는 지속적으로 끈질기게 그 순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4. 그렇게 곁과 곁이 이어진 ‘다리’가 되어
여성들은 눈앞에 닥친 문제해결과 고통을 해소하고자 상담소에 오지만 만남이 지속되고 통합지원과 다양한 치유의 경험들을 통해 상담원과 내담자의 관계를 뛰어넘는 친밀한 연대자로 묶인다. 센터가 여성들의 곁에 있을 때 과거의 경험은 숨기거나 지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토대가 된다. 센터의 곁에서 여성들은 자신과 같은 당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점차 깨닫고 자신의 존재감을 확보한다. 차곡차곡 쌓이는 경험과 자원들은 일상을 회복하고 확대하며 다음의 다른 만남의 가능하게 된다. 삶이 확장되는 과정 속에서 여성들은 새로운 곁을 만나고 곁이 되어주는 과정을 반복하고 결국엔 촘촘하게 이어진 곁의 다리를 구성할 수 있다. 곁이 이동하거나 사라진다 해도 곁들로 이어진 다리는 무너지지 않고 고통의 당사자는 힘을 내어 오늘을 살 수 있게 된다. 튼튼하게. 계속하여.
1부는 ‘여성의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와 치유에 관한 성찰’을 주제로 윤하람 활동가의 발표가 있었다.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와 ‘여성의 치유회복에 대한 탐구’를 담은 내용이었다.
2부는 ‘고통에 다가가기’ 위한 기관별 치유/회복 사업을 점검하고 고민한 내용으로 토론이 진행되었다.
쉼터는 삶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일상성을 회복하는 것, 즉 자기돌봄이 가능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보고, 여성의 치유회복을 돕기 위해 다양한 접근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었다. 일상성의 회복을 돕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확장하며 정치적 주체로서 연대하기위해 진행되어온 몇 년간의 프로그램을 점검하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자활지원센터는 성매매 재인식 과정과 개인 상담 및 프로그램을 통한 역량강화가 치유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 보았다. 센터 내에서의 새로운 시도가 자기 혁명과 같은 도전이 되고, 현재의 삶을 직면하며 계획, 수행하는 과정을 지치지 않고 반복하며 만들어가는 과정을 일상이 만들어내는 치유라고 보았다.
현장상담센터는 워크숍 주제로 사전토론을 통해 사건지원을 위한 일대일 상담뿐만 아니라 작년에 시작한 공동체 프로그램을 통해서 센터와 여성들이 어떤 관계로 나아가는지 다시금 확인하였다.
글 ㅣ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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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글은 통합지원워크숍 발제문 중 현장상담센터에서 발표한 내용으로 회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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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ㅣ 송선종(현장상담센터)
1. 절실한 너와 내가 ‘만나’
삶은 끊임없이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해 가는 고통의 연속이다. 때론 생각보다 쉽게 때론 의식할 수 없는 거대함에 짓눌린 채 계속하여 삶의 의미를 찾아 간다. 살아가는 우리는 삶의 어느 순간 피할 수 없는 고통을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 그럼에도 다시 살아나가기 위하여 해결과 치유의 과정을 해나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우리는 고통을 맞닥뜨리고 이제 그만 벗어나고자 용기를 낸 절실한 여성을 만나고 절실한 관계를 시작한다.
상담소는 성매매경험여성들이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리는 곳이다. 어색한 공기 속 어디서부터 나의 고통을 말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에 머뭇머뭇 띄엄띄엄 정리되지 않은 말들을 꺼내본다. 사실 처음 보는 상담원이라는 사람에게 얼마나 신뢰가 있을까? 그런데도 가족관계 성장과정 업소경험 채무문제 등등 꽁꽁 숨겨 두었던 고통을 나열하기 시작한다. 마치 말을 뱉으며 고통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처럼, 상담원에게 하는 말인지 자기 자신에게 말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필요 이상의 말들을 한다. 상담소에서는 아직 완전한 말이 되지 못한 개인의 아우성을 보고 듣고 공감하며 그녀의 곁이 되기를 자처한다. 함께 해결해 보자고. 같이 하면 덜 힘들 거라고. 당신의 고통을 구조적 문제로 재해석하는 것, 그게 왜 개인의 문제가 아닌지 상호간 인식하는 것, 그래서 고통을 제대로 다뤄볼 기회를 제공하고 개인의 권리를 회복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2. 우리의 만남은 ‘언어’를 만들어
상담소는 사건지원과 별개로 여성과 함께 진술서 작업을 준비한다. 법적지원을 위한 증거자료로, 혹시 모를 나중을 대비하여 조금이라도 더 기억하는 바로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나의 이야기를 꺼내보는 것이다. 진술서 작업을 할 때 컴퓨터 타이핑을 어려워하는 여성들이 꽤 많다. 급할 땐 상담원이 대신 타이핑을 해주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주로 집에 가서 종이에 한 번 써보라고 한다. 서너 줄의 짤막한 글도 있고 A4용지 10포인트로 31장을 빽빽하게 채운 글도 있다. 1차, 2차, 수정작업을 거쳐 자신의 경험을 사회적 언어로 대체해 본다. 정리된 진술서 글은 막연했던 자신의 경험을 객관화시키고 그동안 인지하지 않았던/못했던 피해를 피해현장에서 한 발자국 떨어진 채 바라보게 한다. 백 번 말해도 백 번 의구심을 가졌던 ‘언니는 성산업 구조의 피해자예요’ ‘언니의 진술은 증거예요’를 자신의 글을 통해 확인하는 놀라운 경험이다. 진술서 글이 법적 증거로 활용되어 목표한 결과로 가져오든 그렇지 못하든, 여성은 이미 사회적 말하기와 언어 획득에 성공했다. 그렇기에 여성이 겪는 모든 경험은 결국 승리의 경험이다. 승리한 여성들은 통쾌해하고 그래도 불안해하고 그리고 슬퍼하고 억울해한다. 사회적 언어를 찾은 여성들은 지금 다시 ‘나의 언어’를 찾아 씩씩한 걸음마를 뗀다. 우리와 같이!
3. 비로소 만나는 어떤 ‘순간’
업소관계자들은 업소 내 여성들의 친밀함(연대)을 두려워한다. 소위 엄마, 아빠로 그들의 위치를 설정하고 친밀한 관계를 무기로 여성들을 관리하지만 관리 하에 있는 여성들은 자매가 되길 원치 않는다. 허상의 친밀함을 경험한 여성들은 사람을 잘 믿지 않게 되었다고 말한다. 때문에 법적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되어 이제는 그만 관계를 단절하고 싶은데 상담소 사람들은 자꾸만 들이댄다. 밥은 먹었냐고 밥 한번 먹자고 밥이 싫으면 커피 마시자고 날씨가 좋은데 어떻게 지내냐고 하다못해 키우는 강아지는 여전히 귀엽고 건강한지. 우리는 당신과 더 친밀해 지고 싶고 당신이 조금 덜 아팠으면 좋겠고 그래서 좀 더 잘 살았으면 좋겠기에 진즉에 당신의 곁이 될 준비가 되어있음을 어필한다.
상담소의 심리치유프로그램은 지원과정과 명확하게 분리하기 어렵다. 일대일 상담에서 끌어올 수 있는 개별적 집중성과 고유성을 바탕으로 지금 당장 필요한 지원을 확인하고 개별지원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시도한다. 오늘 한 끼 식사라도 잘 했으면 하는 마음에 기획한 ‘밥 블레스 유’, 일상의 생필품 구매를 지원하기 위한 ‘나 혼자 잘 산다’ 그 외에도 나를 직면하는 타로상담, MBTI, 다양한 문화체험(연극,영화관람), 산책, 전문심리상담연계까지. 일상을 회복하는 긍정적 경험을 통해 주체적 자아를 획득한 여성들은 프로그램의 촉진자가 되어 다음을 기획하고 제안한다. 그리고 2018년도부터 야심차게 시작한 공동체프로그램 ‘다시 만난 세계’가 있다. 성매매경험당사자들이 모여 인적, 정서적 관계망을 확장하고 새로운 경험을 축척하며 함께 소통하는 장이다. 경험당사자가 만나 일상을 보내고 소통한다는 것은 안전한 분위기에서 안전한 사람들과 불안전한 나의 경험을 안전하게 나누고 위로받는 치유의 경험이다. 계속하여 말하기를 요구하는 사람들에 지치고 과연 비경험당사자가 진심으로 나의 경험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 때 비슷한 경험을 가진 여성과의 만남은 강력한 자기치유 과정일 것이다. 만남 속에서 여성들은 타인에 나를 비춰보고 심연에 가라 앉아 있던 경험/고통을 끌어 올려 하나씩 하나씩 힘이 닿는 만큼 해석해 나가기 시작한다. 참 내어주기 어려웠던 낯선 곁이 생기고 또 곁이 되어주는 순간이다. 이렇듯 조금 어색한 반나절의 만남/연대는 프로그램 밖에서 개인적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다음 프로그램에서 만나길 기약하는 것으로 순간이 되기도 한다. 곁이 있음을 확인한 순간 여성들은 안심하고 위로받고 또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래서 우리는 지속적으로 끈질기게 그 순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4. 그렇게 곁과 곁이 이어진 ‘다리’가 되어
여성들은 눈앞에 닥친 문제해결과 고통을 해소하고자 상담소에 오지만 만남이 지속되고 통합지원과 다양한 치유의 경험들을 통해 상담원과 내담자의 관계를 뛰어넘는 친밀한 연대자로 묶인다. 센터가 여성들의 곁에 있을 때 과거의 경험은 숨기거나 지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토대가 된다. 센터의 곁에서 여성들은 자신과 같은 당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점차 깨닫고 자신의 존재감을 확보한다. 차곡차곡 쌓이는 경험과 자원들은 일상을 회복하고 확대하며 다음의 다른 만남의 가능하게 된다. 삶이 확장되는 과정 속에서 여성들은 새로운 곁을 만나고 곁이 되어주는 과정을 반복하고 결국엔 촘촘하게 이어진 곁의 다리를 구성할 수 있다. 곁이 이동하거나 사라진다 해도 곁들로 이어진 다리는 무너지지 않고 고통의 당사자는 힘을 내어 오늘을 살 수 있게 된다. 튼튼하게. 계속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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