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 민들레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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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의 쉼터 민들레의 신입으로 들어온 지도 어느덧 두 달이 되어가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하다보니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 듯하다.
그 사이에 시무식과 정기총회, 전국연대 총회 등 크고 작은 행사들에 참여하면서 내 안에 소속감과 사명감이 천천히,
그러나 견고하게 차곡차곡 쌓여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런 나에게 활동가로서의 책임감을 더 강하게 느끼게 해준 것은 다름 아닌 신입 활동가 교육 세미나였다.
쉼터 원장님께서 신입 활동가 교육을 위해 도서 몇 권을 선정하여 주셨는데
그 중에는 내가 언젠가 읽어야지 하고 생각해뒀던 책들도 있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미뤄왔던 터라 마침 교육 명목으로라도 읽게 되어서 내심 반갑기도 했다.
그렇게 읽기 시작해서 벌써 두 권의 책을 읽고 두 번의 세미나를 진행했다.
선정된 도서들은 아무래도 기본서 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내용이 탄탄하고 이해도 쏙쏙 잘 되었다.
나름 페미니스트로서 정체성을 갖고 여성주의 관점과 이슈들에 대해 관심이 많아 이쪽 분야에 대해서는
결코 무지하지 않고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과 깨닫게 된 현실들을 마주하니 참으로 개탄을 금치 못했다.
첫 번째 도서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에서 말하는 진짜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란,
남성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성차별주의에서 비롯한 모든 억압과 착취로부터 탈피하는 것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개념을 말한다.
이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나부터가 눈앞에 당장 보이는 것들에만 치우치는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도서 ‘양성평등에 반대한다’에서는 양성평등이 아닌 성평등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가 남자도 여자도 아닌 제 3의 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만 기존에 알고 있었다면,
그보다 더 큰 전제인 ‘남성’과 ‘여성’이라는 것 자체가 사회에서 규정짓고 있는 규범에 불과한 것이며 이는 가부장제의 유지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분법적인 젠더이원론은 지양해야 함이 옳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 모두는 언어가 갖는 힘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며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운동의 전략으로써 이런 부분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처음엔 세미나라고 해서 다소 부담도 되고 긴장이 되기도 했지만, 차츰 진행하다보니 책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공감하기도 하며 함께 더욱 연대할 수 있었던 알차고 뜻깊은 시간들이 되었다.
다음에 있을 콩물 세미나 또한 기대가 되고, 남은 신입 교육을 위한 책들도 기다려진다.
글 ㅣ 꽃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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