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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too 운동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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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336회 작성일 18-02-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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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를 비롯하여 한국사회에도 반가운 물결이 일고 있다.
바로 미투(#MeToo)운동이다. 오랜 세월 여성들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성적으로 대상화되고 실제 수많은 성폭력 피해를 입어 왔지만, 성폭력 가해는 성차별주의가 만연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묵인되고 재생산되어 왔다.
가부장제가 조장하는 성차별주의는 여성을 한 인격으로 존중하지 않는다.
또 사람들로 하여금 피해자가 가해로부터 보호를 받을 만한 여성인지 아닌지, 소위 ‘꽃뱀’인지 ‘순수한 피해자’인지를 가해자의 시선으로 판단해 동정과 비난 여부를 결정하게 만들었다.
이런 사회다 보니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경험을 드러내면 2차, 3차의 피해를 입게 되고, 그것이 두려워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피해자가 가해를 드러낼 수 없는 사회는 결코 건강하지 못한 사회다.
그것이 가해보다는 피해에 집중하는 인식과 피해자에게 덧씌워지는 낙인과 혐오 때문이라면 더욱 그렇다.

저항 또한 있어 왔다.
성차별주의에 맞서 등장한 페미니즘이 여성들이 겪는 일이 결코 사적인 문제가 아님을 드러내 왔고, 꾸준한 피해자 말하기 운동이 이어져 왔다. 피해자의 말하기는 단순한 폭로가 아니다.
자신을 겹겹이 둘러싼 이 사회의 차별적 시선에 온 몸과 마음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운동이며, ‘피해의 대상’이 아닌 ‘가해를 드러내는 주체’가 되는 과정이다.
이 연장선에서 마침내 지금의 미투운동이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까지는 한정된 공간에서 자신에게 가해진 폭력을 드러냈다면, 이제 여성들은 모두가 들을 수 있는 SNS와 언론 등에서의 공개적인 발화를 통해 자신이 겪은 피해와 더불어 가해자를 드러내며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에 저항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MeToo와 더불어 활발하게 진행되는 #Withyou 또한 지금까지의 이러한 사회적 통념을 깨는 데 연대하겠다는 의미다.
물론 현재도 가해보다는 피해에 집중하고 ‘순수한 피해자’를 찾으며 ‘미투운동이 변질되었다’, ‘네가 미투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냐’고 말하는 훼방의 목소리들이 있다.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는 서지현 검사의 말처럼, 성폭력은 가해자의 잘못이다.
이 당연한 명제를 모두에게 적용해야 한다.
피해자가 누구인지, 몇 살인지, 어떤 옷을 입었는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성경험이 있는지와 무관하게 말이다.

우리가 만나는 성매매피해여성이 겪는 성폭력 또한 너무나 중요한 문제다.
‘성매매’ 그 자체가 여성에 대한 구조적인 폭력이고, 원치 않는 성적 접촉에도 그것을 성폭력이라고 규정하지 못하거나 도리어 꽃뱀 취급을 당하는 것은 성매매여성에 대한 낙인이 있기 때문이다.
종종 성폭력 가해를 드러낼 때 ‘접대부 대하듯 피해자를 대했다’라는 표현을 본다.
가해자들도 ‘접대부로 착각했다’라며 해명하기도 한다. 바꿔 말하면 그 모든 성폭력은 성매매현장에서 ‘가능한 일’로 학습되고, 실천되며, 재생산되고 있다.
‘그래도 되는’ 여성이 따로 있다는 인식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 뿐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성폭력을 당해도 되는 여성은 없다. 피해자가 누구인지, 몇 살인지, 어떤 옷을 입었는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성경험이 있는지와 무관하게 말이다.

나는 이 반가운 미투운동이 개인의 경험 폭로를 넘어 사회 곳곳에 만연한 우리의 인식을 전복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오랜 시간 상처를 받아온 이들에게도 이러한 경험이 진정한 위로와 치유가 되었으면 좋겠다.

글 ㅣ 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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