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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구매를 반대하는 남성모임 '시시콜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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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287회 작성일 18-03-2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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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 센터에서 남성모임 ‘시시콜콜’의 두 번째 만남이 있었다.
이번 모임은 기존의 회원뿐 아니라 앞으로 시시콜콜을 더욱 밝혀줄 뉴페이스의 참여가 있었다.
갓 제대 후 시시콜콜에 참여하신 소명님, 음악으로 전주를 알리고자 하는 은총님, 두 분 모두 첫 참여였으나 결코 처음이 아닌듯한 자연스러움과 조화로움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성구매를 반대한다는 의미를 담은 ‘제로마초 코리아’ 영상제작에 큰 역할을 하며 국민 남자친구(?)로 등극한 재한님도 자리를 함께 해주었다.

2차 모임은 남성모임의 회원인 김창하님이 준비한 ‘남성의 시각에서 보는 #Me,too운동’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나에게 가장 강렬했던 #Me,too는 어떤 것이었는지, 내가 여성들을 불편하게 했던 순간들이 있었는지, 현 시점에서 남성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촉망받았던 정치인에 의한 성폭행 사건, 모 대학의 교수로부터 이루어진 성폭행 사건 등을 기억에 남는 #Me,too로 꼽았고 주로 연인관계에서 남성의 성욕을 채우기 급급해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성관계를 시도한 경험들이 살아오면서 여성을 불편하게 했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자기성찰이 있었다.
그동안 묻혀왔었던 피해 여성들의 증언이 시작되는 지금, 남성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의 문제가 남성중심사회에서 만들어진 폭력이라는 인식과 성매매 문제를 피해자의 문제가 아닌 남성의 문제로 전환시키는 일들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현재 만연한 ‘폭력적 남성문화’를 누군가에게 강요하거나 파급하지 말아야 하며 인종, 성별, 성적 지향 등 다양성의 문화를 만들고 보장해야 함도 이야기되었다.

끝으로 현재의 #Me,too운동이 권력형 성폭력에 집중되어 있는데 성별의 위계에서 이루어지는 성폭력 사건으로 폭넓게 바라보아야 하며, 이제는 ‘#Me,too’, ‘#With you’를 넘어서 남성들은 자신의 가해 행위에 대해 인정하는 ‘#I did’ 메시지를 전해야 할 때이다.

<2차 남성모임 사진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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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ㅣ 동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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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회원 김창하님의 글>


2018년 3월 5일 머릿속이 복잡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 이후 미투의 이야기들의 나오는 요즘, 그저 관심사로만 바라본 미투가 김지은씨의 인터뷰를 통해 충격으로 다가왔다. 안희정이 행사한 권력자의 일방적인 폭력에, 피해자의 표정에 여실히 보이는 두려움에, 분노의 감정이 올라왔고, 분노에 이어, 내안에 죄책감이 올라왔다. 마음속에 꽉찬 죄책감, 치부를 들킨 듯 부끄러움이 머릿속을 꽉 채웠다.

 “내가 안희정의 자리에 앉아 있다면 어땠을까?” 이런 가정을 했다. 집권한 정당, 대권의 유력주자, 젊은 정치인, 도지사 모든 긍정과 승리의 수식어가 붙은, 이제 매사에 모든 일이 정당성을 확보한 진보의 권력자. 나에게 이런 권력이 있다면, 나 역시 권력의 손아귀에 있는 마음 가는 여성 정도는 쉽게 성적으로 접근했을것이다. 문득 이런 결론이 왜 나왔을까? 나는 왜 이런 선택을 할 것이라 짐작할까? 책 ‘82년생 김지영’의 내용중에서 고등학생이 집 앞까지 스토킹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스토킹남의 행동이 그 시절 나랑 닮아 있음을 느꼈다. ‘내가 사랑한다. 사랑은 용기내어 표현하는 거다. 쟁취하는 거다’라는 최면을 걸며, 나의 욕망의 정당성을 부여하며 상대에게 가해진 폭력을 그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냥 조금 부끄러웠던 추억에 불과했다. 지인과의 이런 추억을 대화할때도 나를 응원하고 격려하지 상대 피해자의 입장을 이야기 한 적은 결코 없었다. “붉은선” 읽을 때, 작가에서 가해를 했던 다양한 남성들이 성관계를 하기 위해 말하는 일관된 질문 “내가 싫어?” 라는 말들이, 상대와 잠자리를 가지거나 키스하고 포옹하기 위해 내가 내던졌던 말들과 다르지 않았음을 그 책을 읽으면서 이해했다.

 안희정의 사건까지 직면한 후, 나를 바라봤을 때, 나는 상대를 이해하려 하기 보다는, 나의 욕구를 해소하는 것을 먼저 생각하고 있음을 알았다. 학창시절 군대 대학시절 등에서 주변의 상황은 온통 남성의 욕구를 먼저 푸는 데에 집중되어 있다. 남성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빠지지 않았던 음담패설은 상대 여성을 자위도구처럼 이야기 한다. 성인이 된 후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낯선 여성을 취하게 하고 잠자리를 하거나 성매매집결지를 이용하는 것은 공공연한 이야기 내지 무용담처럼 이야기 된다. 비록 이런 일에 동의하지 않았고 거부했지만, 내마음속에서 결정의 과정은 그것이 잘못이어서 거부하는 것이 아닌, 그런 방식은 내 취향이 아니어서 였다.

 한국사회에서 나는, 나의 욕구를 쉽게 해소할 수 있다.  일방적인 남성 중심의 포르노는 온라인에 넘쳐난다. 돈만 지불할 의향만 있으면 어디에나 나오는 성인배너 클릭만 하면 된다. 여성과 잠자리를 가지려면, 여전히 전국방방곡곡에 있는 성매매집결지를 이용하면 된다. 주머니에 몇 만원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욕구 해소방법은 한국남성이라면 누구나에게 쉽게 노출되어 있고, 스스로 마음만 먹으면 행할 수 있다. 욕구를 풀기 이전 상대의 마음을 공감하고 상대의 이해를 구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범죄는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고, 당연한 의무는 취사선택이 할 수 있는 사회, 나는 그렇게 학습 받았고,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충분히 잠재적 가해자일거라고 판단한다.

 나는 미투를 응원한다.
그것은 나의 삶이 지금보다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온 것이다. 성매매가 있는 한, 상대를 이해하는 과정보다 도구처럼 이용하는 방법을 더 가까이서 찾게 될 것이다. 미투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스스로가 잘못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음을 인지 하지 못하고 잠재적 가해자로 살아갔을 것이다. 지금 내가 가해자가 되지 않고 그나마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은, 내가 깨달아서가 아니라, 내 주변에 그것은 잘못이라고 해주는 소중한 동료들, 그리고 용기내어 미투하는 여러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나 자신을 위해서도 미투를 응원할 것이다.
용기 잃지 말라고, 나에게도 희망을 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Metoo #With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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