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모임 '시시콜콜' 릴레이 토크 > 활동소식

 

남성모임 '시시콜콜' 릴레이 토크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439회 작성일 17-11-29 15:55

본문




노인학대가 아닌 여성학대로 바라보기-
“우리네 할머니들도 페미니즘 범주에 껴줄 수 있나요?”


나는 현재 노인복지센터에서 어르신들을 모시는 일을 하고 있으며,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에서 남성모임을 통해 페미니즘을 배우고 있는 만학도이기도 하다.
노인의료센터는 왜 응급병동 건물에 위치해 있을까?
노인일자리 급여는 왜 월 30만원일까?
노인복지 종사자가 아니거나 관심이 없다면 이런 문제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남성모임에 성평등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한 어색한 상태에서 호기심으로 시작했다. 여러 차례 참여하였지만 아직도 전문적인 사고나 어려운 용어를 곁들인 언변 없이 내 마음속과 내 주변에서만 일어나는 일상에서의 남녀갈등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평범한 남성이다.
현실과 가까운 주변에서 여성들과의 감정적 마주침을 극복하고자 공부를 시작해 보았다. 우선적으로 복지센터에 오시는 우리 할머니들을 생각해보았다.
복례, 순례, 석례, 옥례, 중례, 정례...
금순, 봉순, 성순, 옥순, 주순, 정순...
나열된 이름은 실제 내가 근무하는 복지센터를 이용하시는 할머니들의 성함들이다.
무슨 같은 항렬도 아닐 것이고 비슷한 삶을 부여 받지도 않았을 텐데 태생적으로 차별받은 느낌이다.
현재 사회가 힘의 논리와 무력이 통하는 사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할머니들은 남편의 폭력과 자녀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할머니들은 참고, 또 희생하고 있는 여성인데 우리는 이 상황을 노인학대라 부르지 여성학대라 부르지도 않는다. 어린이들도 여아, 남아로 구분되면서 할머니들은 그냥 노인, 어르신으로 통칭되어 보호받지 못하는 모양새이다.
‘500원을 얻기 위해 할머니는 새벽 첫차를 탔다‘라는 기사의 댓글에 수많은 악플을 보면서 선대인 할머니들에 대한 존중뿐 아니라 서로의 존중이 없다는 인식이 강하게 들었다.
남성모임을 참여하면서 토론에 언급조차 되지 않는 우리네 할머니들의 희생된 삶이 페미니즘의 대표성을 띄면 멋진 모습으로 비춰칠 듯 하다. 
할머니들이 살아 온 모습과 그 시대의 환경을 지금 페미니즘 운동의 효시나 이유로 삼기에는 너무 괴리가 큰 것일까?
할머니들의 사회를 빌어 존중하는 마음으로 성평등을 이야기하면 나 같은 의식 없는 이들에게 페미니즘이 좀 더 자연스럽게 설득이 되고 남녀 서로가 공감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글 ㅣ 남성모임 '시시콜콜'회원 이석진


---------------------------------------------------------------------------------------------------------------------

#그림li_pds_274_201711newsletter-outact8-2.jpg


11월 17일, 센터 교육실에서 남성모임 시시콜콜 7차 모임이 진행되었다.
이번 주제는 “여성혐오란 무엇인가?”였다.
최근 여성혐오 문제나 여성혐오와 관련된 사건들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고 '시시콜콜' 모임에서도 여성혐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다는 의견을 반영한 주제선정이었다.

주제와 관련하여 광고에서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에 관련된 영상과 조기성교육이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영상을 시청했다.

첫 번째 영상은 끊이지 않는 여성비하 광고에 관한 내용이었다. 광고 안에서 여성은 남성에게 의지하고 남성을 통해 이득을 취하려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었고 유명치킨 광고, 정부에서 하는 피임광고 또한 그러한 맥락에서 여성비하의 모습이 보였다. 여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을 수많은 사람들이 거름망 없이 무분별하게 소비하는 것에 대해 우려가 되었다.

두 번째 영상은 어린 남자 아이들이 받은 조기 성교육의 영향에 관한 영상이었다.
상상해보자. 초등학생인 남자인 내가 또래 여학생의 생리 흔적을 보게 되었을 때 과연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모른 척 하거나 또래 남자 친구들과 여학생을 놀리는 장면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제대로 된 조기 성교육을 받은 남자아이의 일화는 내가 상상한 것과는 달랐다.
갑작스럽게 겪게 된 첫 생리에 놀라기도 하고 부끄러워하는 여학생에게 다가가 쪽지를 건넨다.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네가 어른이 된 것을 축하해, 양호실에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야, 혹시 필요하다면 내 셔츠를 빌려줄게”.............
여성을 성적대상화하거나 때로는 여성을 비하하는 줄도 모르고 하는 농담들 속에 익숙한 나로서는 놀랍기도 하고 조금은 익숙하지 않은 영상이었다.

영상 시청 후 남성의 위치에서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여성”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누군가에게 여성은 내가 연애할 대상, 내가 성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대상이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남성이 보호해야 할 대상 또는 남성의 지위나 능력을 확인시켜 줄 수 있는 대상으로 여성이 작용하기도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가부장제 사회 안에서 남성의 위치에서 부여받거나 강요받은 역할과 그럼으로써 여성에게 기대한 역할 사이의 간극이 크게 느껴질 때, 때로는 그러한 경험들이 여성혐오의 발화점이 되기도 했다는 경험을 들려주었다.

여성혐오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나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아, 내가 여자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미니스커트는 짧을수록 좋지”, “회와 여성은 신선해야 해”, “늦은 밤 여성을 뒤따라가며 공포를 조성했던 장난을 해봤는데 긴장하는 여성의 모습이 재미있었다.”, “여자치고 잘하네.” 등
과거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여졌던 수많은 말과 농담들, 누구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지 않았던 이러한 말들은 분명 여성혐오의 한 방식이다.
이제는 여성을 향해 던진 일상적 표현들에 얼마나 많은 여성혐오가 가득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폭력이었다는 것을 자각해야할 때이다.

글 ㅣ 동시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