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상담센터 소식 > 활동소식

 

현장상담센터 소식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363회 작성일 17-12-28 17:01

본문

수요일 오전 그녀의 사망사건을 알게 되었다. 
흘러내리는 상담원의 눈물... 걱정, 두려움, 원망, 분노, 자책의 감정이 상담소 공기를 무겁게 했다.

잠시 잊고 있었다. 성산업공간의 현실을 죽음으로 그녀들이 말해왔다는 것을...
그녀의 얼굴과 목소리,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선미촌 2층 방에서 사망했던 언니가 떠올랐다.
사망사건을 기사로 접하고 급히 장례식장에 찾아갔지만, 타지역으로 이동하여 유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약물과다에 의한 사망으로 확인되었다. 그녀가 복용한 약물은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이었다.
약물에 노출된 열악한 현실을 다시 확인하면서, 장례식에서의 마지막을 지켜보지 못했지만, 4개의 업소를 운영했던 업주와 장소를 제공한 건물주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여 성매매알선으로 처분되었고, 최소한의 책임을 물었다.
불과 2년 전의 일이었다.

장례식에서 만났던 그녀들.. 장례를 치루지 못하고 떠나야 했던 그녀들도 수시로 찾아왔다.
수요일 오전부터 뇌가 각성되어 잠에 들지 못한다.
여성들의 죽음이 가슴 한쪽에 켜켜이 쌓인다.

아직 그녀의 죽음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다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무거운 마음이다.
남은 자의 몫으로 살펴야 할 일이 남아있다.
억울한 죽음이 아닌지... 죽음으로 말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그녀의 죽음을 힘껏 애도하며...
오늘은 이렇게 부치지 못하는 글을 남긴다.

글 ㅣ 우정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