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모임 '시시콜콜' 릴레이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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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건강할 권리와 안전한 생리대
:생리대 문제를 바라보며
우리는 살면서 많은 물건을 쓴다. 어떤 물건은 자주 쓴다. 최근에는 여성들이 자주 쓰는, 또 쓸 수 밖에 없는 물건에 독성물질이 있다고 발표됐다. 올 상반기 여성환경연대가 발표한 생리대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 검사결과에 따르면 10여 종의 생리대에서 voc가 검출됐다. voc는 발암물질군을 포함하는 독성물질이다. 여성들에게 생리는 선택이 아니며, 생리대는 어떤 제품을 쓰던 수십 년을 쓸 수밖에 없다. 이런 제품이 맑고 깨끗하기는커녕 독성화학물질이 들어있는 생리대라니. sns와 뉴스 댓글란은 분노하고 허탈한 여성들의 댓글로 가득했다.
그리고 반대의 댓글과 글도 있었다. 싼 제품 사 놓고 얼마나 더 바라냐는 소비자책임형, 메갈꼴페미의 선동이라는 기승전메갈형, 덮어놓고 욕부터 하는 의사소통불가능형까지. 인터넷에 보이는 이런 작자들은 생리대 문제를 유별난 여자들의 악다구니, 민감한 몸의 문제로 축소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침을 뱉는다는 점에서 상식적이지 않다. 또 분명히 있는 문제를 왜곡과 조롱으로만 공격한다는 점에서 합리적이지도 않다. 독성물질 조사결과와 인체와의 역학관계가 아직 증명되지는 않았으나, 독성물질의 검출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직접 살을 맞닿는 제품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은 상식적이다. 안전한 생리대를 위해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하며, 이를 위해 토론하고 요구할 권리가 여성들에게 있다. 그리고 다행히도, 여성들 스스로 몸에 대한 탐구, 혹은 대안생리대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리고 나는 다른 한편으로, 나는 이 문제가 여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만의 논의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생리대에서 검출된 voc가 인체에 유해하다면, 그러한 물질을 사용하는 제조공정,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도 위험하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독성화학물질에 대한 사용과 위험성이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물론이고 작업자에게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다. 그 피해는 위험한 물건을 쓰는 소비자와 만드는 노동자 양자 모두가 뒤집어쓰기 쉽다. 생산단계에서부터 소비 과정 모두에서 화학물질 등 제품에 대한 알권리가 보장된다면 어떨까. 이는 사회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성과 노동자들의 알권리와 건강권에 기여할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안전한 생리대도 가능케 하지 않을까.
생리는 여성의 몸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그를 둘러싼 조건들은 사회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이해하고, 안전한 생리대를 사용하는 일,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작업장에서 노동자들이 일하는 것은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더 많은 이(남성)들이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길에 함께 걸었으면 좋겠다.
글 ㅣ 남성모임 '시시콜콜' 회원 이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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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li_pds_266_KakaoTalk_20171031_0909219461.jpg
10월도 어김없이 남성모임 ‘시시콜콜’의 수다회가 열렸다.
10월 26일 낮 12시, 바쁜 일상이지만 그래도 점심에 밥한끼 같이 하기로 하면서 점심식사를 같이했다.
전날 고단한 지인들을 위로하며 밤새 마신 알코올의 숙취로 괴로움을 이겨내고 참석한 재한,
쌍둥이 키우랴 정신없지만 최근에 새로운 일을 시작으로 기대와 두려움을 안고 있는 병용,
모임 시간 지키려고 새벽부터 출장 업무까지 마치고 온 창하,
너무나 많은 산적한 기사들로 무겁고 복잡한 심경을 뒤로하고 온 주현,
시시콜콜을 위해 하루 연차를 내며 회원들에게 주려고 감말랭이를 선물로 가져온 석진,
6개월만에 모임에서 얼굴보며 너무나 반가웠는데 그동안 온갖 고초와 고난을 겪고 있었던 장원,
언제나처럼 각자의 일상은 다사다난 했지만, 한달에 한번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며 안부를 묻고 각자의 삶을 듣는 것은 참 든든하고 위로가 된다.
이번 모임에서는 최근에 기사화 된 ‘부산 에이즈 감염된 20대 여성 성매매 사건’에 대해 함께 살펴봤다.
성매매 여성에 대한 낙인과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인식속에서 사람들에게 공포와 혐오의식만 강화시키고 있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 태도에 대한 문제를 짚었고, 성매매의 문제를 여전히 피해자 여성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는 우리사회의 여성 혐오에 대한 문제도 짚어봤다.
그리고 에이즈에 대해서는 우리 회원님들도 정보를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다보니 언론에서 조성하는 불안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도 함께 돌아봤다.
수다의 수다가 이어지다 보니 여성들의 피해 현실이 제대로 보호되지 못하는 것이 성매매를 금지하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성매매를 합법화 할 때 여성들의 권리는 보장될수 있을것인가에 대한 논쟁도 이어졌습니다.
2시간 반동안 이어진 ‘시시콜콜’의 열띤 논쟁과 토론은 우리가 얼마나 편견이 많은 사회에 살고 있는지, 그러다보니 문제의 본질을 더 알수 없게 만드는 것 같다는 것을 확인했다.
무엇이 가장 최선의 대안인지를 고민하기 위해서는 편견 없이 각각의 문제의 본질과 현실을 인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며 즐겁고 뜨거웠던 10월 모임도 마무리 되었다.
다음 모임은 11월 17일에 점심밥 함께 먹으면서 ‘여성혐오가 궁금하다’라는 주제로 10월의 아쉬움을 이어가기로 했다.
글 ㅣ 윤하람
:생리대 문제를 바라보며
우리는 살면서 많은 물건을 쓴다. 어떤 물건은 자주 쓴다. 최근에는 여성들이 자주 쓰는, 또 쓸 수 밖에 없는 물건에 독성물질이 있다고 발표됐다. 올 상반기 여성환경연대가 발표한 생리대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 검사결과에 따르면 10여 종의 생리대에서 voc가 검출됐다. voc는 발암물질군을 포함하는 독성물질이다. 여성들에게 생리는 선택이 아니며, 생리대는 어떤 제품을 쓰던 수십 년을 쓸 수밖에 없다. 이런 제품이 맑고 깨끗하기는커녕 독성화학물질이 들어있는 생리대라니. sns와 뉴스 댓글란은 분노하고 허탈한 여성들의 댓글로 가득했다.
그리고 반대의 댓글과 글도 있었다. 싼 제품 사 놓고 얼마나 더 바라냐는 소비자책임형, 메갈꼴페미의 선동이라는 기승전메갈형, 덮어놓고 욕부터 하는 의사소통불가능형까지. 인터넷에 보이는 이런 작자들은 생리대 문제를 유별난 여자들의 악다구니, 민감한 몸의 문제로 축소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침을 뱉는다는 점에서 상식적이지 않다. 또 분명히 있는 문제를 왜곡과 조롱으로만 공격한다는 점에서 합리적이지도 않다. 독성물질 조사결과와 인체와의 역학관계가 아직 증명되지는 않았으나, 독성물질의 검출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직접 살을 맞닿는 제품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은 상식적이다. 안전한 생리대를 위해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하며, 이를 위해 토론하고 요구할 권리가 여성들에게 있다. 그리고 다행히도, 여성들 스스로 몸에 대한 탐구, 혹은 대안생리대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리고 나는 다른 한편으로, 나는 이 문제가 여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만의 논의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생리대에서 검출된 voc가 인체에 유해하다면, 그러한 물질을 사용하는 제조공정,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도 위험하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독성화학물질에 대한 사용과 위험성이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물론이고 작업자에게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다. 그 피해는 위험한 물건을 쓰는 소비자와 만드는 노동자 양자 모두가 뒤집어쓰기 쉽다. 생산단계에서부터 소비 과정 모두에서 화학물질 등 제품에 대한 알권리가 보장된다면 어떨까. 이는 사회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성과 노동자들의 알권리와 건강권에 기여할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안전한 생리대도 가능케 하지 않을까.
생리는 여성의 몸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그를 둘러싼 조건들은 사회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이해하고, 안전한 생리대를 사용하는 일,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작업장에서 노동자들이 일하는 것은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더 많은 이(남성)들이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길에 함께 걸었으면 좋겠다.
글 ㅣ 남성모임 '시시콜콜' 회원 이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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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li_pds_266_KakaoTalk_20171031_0909219461.jpg
10월도 어김없이 남성모임 ‘시시콜콜’의 수다회가 열렸다.
10월 26일 낮 12시, 바쁜 일상이지만 그래도 점심에 밥한끼 같이 하기로 하면서 점심식사를 같이했다.
전날 고단한 지인들을 위로하며 밤새 마신 알코올의 숙취로 괴로움을 이겨내고 참석한 재한,
쌍둥이 키우랴 정신없지만 최근에 새로운 일을 시작으로 기대와 두려움을 안고 있는 병용,
모임 시간 지키려고 새벽부터 출장 업무까지 마치고 온 창하,
너무나 많은 산적한 기사들로 무겁고 복잡한 심경을 뒤로하고 온 주현,
시시콜콜을 위해 하루 연차를 내며 회원들에게 주려고 감말랭이를 선물로 가져온 석진,
6개월만에 모임에서 얼굴보며 너무나 반가웠는데 그동안 온갖 고초와 고난을 겪고 있었던 장원,
언제나처럼 각자의 일상은 다사다난 했지만, 한달에 한번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며 안부를 묻고 각자의 삶을 듣는 것은 참 든든하고 위로가 된다.
이번 모임에서는 최근에 기사화 된 ‘부산 에이즈 감염된 20대 여성 성매매 사건’에 대해 함께 살펴봤다.
성매매 여성에 대한 낙인과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인식속에서 사람들에게 공포와 혐오의식만 강화시키고 있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 태도에 대한 문제를 짚었고, 성매매의 문제를 여전히 피해자 여성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는 우리사회의 여성 혐오에 대한 문제도 짚어봤다.
그리고 에이즈에 대해서는 우리 회원님들도 정보를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다보니 언론에서 조성하는 불안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도 함께 돌아봤다.
수다의 수다가 이어지다 보니 여성들의 피해 현실이 제대로 보호되지 못하는 것이 성매매를 금지하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성매매를 합법화 할 때 여성들의 권리는 보장될수 있을것인가에 대한 논쟁도 이어졌습니다.
2시간 반동안 이어진 ‘시시콜콜’의 열띤 논쟁과 토론은 우리가 얼마나 편견이 많은 사회에 살고 있는지, 그러다보니 문제의 본질을 더 알수 없게 만드는 것 같다는 것을 확인했다.
무엇이 가장 최선의 대안인지를 고민하기 위해서는 편견 없이 각각의 문제의 본질과 현실을 인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며 즐겁고 뜨거웠던 10월 모임도 마무리 되었다.
다음 모임은 11월 17일에 점심밥 함께 먹으면서 ‘여성혐오가 궁금하다’라는 주제로 10월의 아쉬움을 이어가기로 했다.
글 ㅣ 윤하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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