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전국연대 활동가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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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2~23일, 2017 전국연대활동가아카데미가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120명의 활동가들이 ‘지금 여기, 여성주의(feminism moment)’라는 주제로 권김현영 강사님의 강의를 무려 7시간 반에 걸쳐 듣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강의는 한국의 사회지표 변화를 통해 본 젠더 부정의, 한국 남성에 대한 분석, 넷페미사로 이루어졌다.
시작부터 인상 깊었던 내용은 ‘해결’을 무엇으로 볼 것인가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완벽하고 깔끔한 해결은 없으며, 모든 것이 과정이라는 말이었다. 같은 공간 내에서 어떤 피해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가해자를 완전히 치워버리기를 원한다. 그것이 완벽한 해결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가능하지 않은 때가 많다. 그러나 문제 제기를 하고 가해자가 이전보다 조심하며 피해자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 또한 해결일 수 있다는 말이 오래 남는다.
‘한국의 사회지표 변화를 통해 본 젠더 부정의’ 강의는 흥미로웠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한국 사회가 변화를 맞이하면서 성별경제활동 또한 변화를 맞이했다. 모든 성별의 취업자수는 감소했지만, 남성에 비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현저히 낮아졌다. 매스컴에서는 고개 숙인 가장들을 상징처럼 말했지만 실상은 많은 여성들이 구직을 포기하거나 비경제활동 인구로 전환되었다. (또한 성매매와 같은 비가시화된 경제활동 인구로도 많이 유입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여성의 노동 문제는 심각해져만 갔다. 2014년 통계를 보면 한국은 OECD 국가의 여성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39.8%로 가장 높으며, 65세 이상 노년 여성 빈곤율이 47.2%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여성 비정규직은 긴 시간 노동하며 낮은 임금을 받는다. 퇴근하면 사회적 관계를 만들 시간도 없고 비정규직이라 사회안전망 또한 그들과는 거리가 멀다. 노동 문제가 여성의 삶 전반을 힘들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는 노동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고는 페미니즘을 외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혐오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혐오는 쾌락을 생산한다고 한다. 남을 혐오함으로서 얻어지는 쾌락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보통 혐오의 방식은 구별짓기(프레임 안에 가두기)와 비인간화로 이루어져 있지만 여성혐오는 비인간화도 필요 없이 여자라는 것만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에 공감이 됐다.
운동에 대한 고민도 많이 들었다. ‘대리인 운동은 당사자도 대리인도 소외된다. 당사자가 되어 운동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대리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말에 우리의 운동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 시간에는 넷페미의 역사를 쭉 들었는데 그것도 매우 흥미로웠다. 피씨통신이 생길 때부터 넷페미는 꾸준하게 있어 왔고, 함께 들은 영페미니스트 운동의 역사도 참 유쾌하고 도전적이었다. 중요한 점은 기존 질서가 효용을 다한 순간 새로운 페미니스트가 등장한다는 점이며, 메갈리아 등의 등장 역시 기존 질서가 힘을 잃고 있다는 신호라고 하셨다. 강사님은 이 신호를 ‘사회를 바꿀 신호’로 받아들이고 우리 사회가 어디로 향해야 할지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대한 강의의 내용들을 모두 담지는 못했지만, 지금 여기에서 우리는 페미니스트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
글 ㅣ 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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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인상 깊었던 내용은 ‘해결’을 무엇으로 볼 것인가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완벽하고 깔끔한 해결은 없으며, 모든 것이 과정이라는 말이었다. 같은 공간 내에서 어떤 피해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가해자를 완전히 치워버리기를 원한다. 그것이 완벽한 해결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가능하지 않은 때가 많다. 그러나 문제 제기를 하고 가해자가 이전보다 조심하며 피해자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 또한 해결일 수 있다는 말이 오래 남는다.
‘한국의 사회지표 변화를 통해 본 젠더 부정의’ 강의는 흥미로웠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한국 사회가 변화를 맞이하면서 성별경제활동 또한 변화를 맞이했다. 모든 성별의 취업자수는 감소했지만, 남성에 비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현저히 낮아졌다. 매스컴에서는 고개 숙인 가장들을 상징처럼 말했지만 실상은 많은 여성들이 구직을 포기하거나 비경제활동 인구로 전환되었다. (또한 성매매와 같은 비가시화된 경제활동 인구로도 많이 유입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여성의 노동 문제는 심각해져만 갔다. 2014년 통계를 보면 한국은 OECD 국가의 여성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39.8%로 가장 높으며, 65세 이상 노년 여성 빈곤율이 47.2%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여성 비정규직은 긴 시간 노동하며 낮은 임금을 받는다. 퇴근하면 사회적 관계를 만들 시간도 없고 비정규직이라 사회안전망 또한 그들과는 거리가 멀다. 노동 문제가 여성의 삶 전반을 힘들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는 노동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고는 페미니즘을 외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혐오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혐오는 쾌락을 생산한다고 한다. 남을 혐오함으로서 얻어지는 쾌락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보통 혐오의 방식은 구별짓기(프레임 안에 가두기)와 비인간화로 이루어져 있지만 여성혐오는 비인간화도 필요 없이 여자라는 것만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에 공감이 됐다.
운동에 대한 고민도 많이 들었다. ‘대리인 운동은 당사자도 대리인도 소외된다. 당사자가 되어 운동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대리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말에 우리의 운동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 시간에는 넷페미의 역사를 쭉 들었는데 그것도 매우 흥미로웠다. 피씨통신이 생길 때부터 넷페미는 꾸준하게 있어 왔고, 함께 들은 영페미니스트 운동의 역사도 참 유쾌하고 도전적이었다. 중요한 점은 기존 질서가 효용을 다한 순간 새로운 페미니스트가 등장한다는 점이며, 메갈리아 등의 등장 역시 기존 질서가 힘을 잃고 있다는 신호라고 하셨다. 강사님은 이 신호를 ‘사회를 바꿀 신호’로 받아들이고 우리 사회가 어디로 향해야 할지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대한 강의의 내용들을 모두 담지는 못했지만, 지금 여기에서 우리는 페미니스트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
글 ㅣ 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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