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모임'시시콜콜' 릴레이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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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19일. 작년에 이어 어김없이 남성모임 '시시콜콜'의 유쾌한 만남은 시작되었다.
새로운 한 해의 첫 모임의 물꼬를 어떻게 열어야 할까??
고민의 결론은 '가벼운 만남'이었다.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소소한 일상에 관한 수다와 남자들이 평소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할 수 있는 남성모임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2016년 함께한 '시시콜콜'의 흔적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보기 드문 남성들의 모임에 대한 외부의 다양한 관심이 있었고,
'시시콜콜' 또한 토크버스킹을 통한 시민들과 소통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 1년 간 시시콜콜 회원님들의 활약이 다시 한 번 돋보이는 시간이었다.
또한, 올 한해는 어떤 주제로 또 다른 시도를 이어갈 것인가에 대해 활발한 토론도 진행되었다.
'시시콜콜'의 다음 활동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위해 토론 내용은 아직...secret!
하지만 앞으로의 2017년 활동에 대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는 그동안 그래왔듯이 유쾌한 소통을 하며 함께 달려갈 것이라는 점!!
'시시콜콜'의 활동에 주목하시라~
끝으로 4월의 햇살 좋았던 날 첫 모임의 추억을 남기며...
글 ㅣ 동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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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모임 '시시콜콜'회원들은 '남성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야기'를 담은 글을 뉴스레터에 릴레이로 기고하기로 했다.
그 첫번째 릴레이토크는 이장원회원의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1주기, 기억 투쟁을 이어가자.'이다.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1주기, 기억 투쟁을 이어가자.>
나는 전주 여성주의 독서모임 리본에서 활동하고 있다. 작년 5월에 4명이서 시작했던 모임이 정신을 차려보니(?) 20명이 훌쩍 넘었다. 매분기마다 인원이 계속 바뀜에도 불구하고 이정도의 인원이 유지되는 일은 나에겐 참 생소한 일이다. 리본이 특별한 케이스는 아니다. 전국적으로 많은 대학에서 페미니즘 모임이 만들어지고 있고, 성소수자 모임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 전주에서 대학을 기반으로 한 20대들의 페미니즘 모임이 여럿 생겨난 것은 괄목할만한 일이다.
리본 회원들 중에는 오래전부터 가부장제적 차별과 억압을 자각해온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꽤 많은 수의 회원들이 자신이 억압받았던 경험들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페미니즘’이라는 언어를 새롭게 접했고, 그것이 자신에게 큰 힘이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과정은 사람마다 다종다기 하겠지만, 우리 모두에게 작년 5월 17일 벌어졌던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은 우리를 크게 각성시킨 정치사회적 사건이었다.
2016년 5월 17일 0시 33분경, 강남역에서 한 사람이 살해당했다. 가해자는 노래방 건물 화장실에서 흉기를 들고 피해자를 물색했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남성 6명을 보낸 후, 7번째로 화장실에 온 여성이 범죄의 피해자가 되었다. 가해자는 범행대상을 젠더차별적 인식을 바탕으로 철저히 선별했다. 이 사건은 너무나 간편하게 ‘조현병 환자의 묻지마 살인’으로 규정되었고,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언론에서 ‘재수없게 죽은 사람’으로 다뤄졌다.
어떤 현상이 여성혐오적 현상임은, 그 현상을 접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입증되곤 한다.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은 이 명제에 정확히 부합했다. 이 사건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반응은 양분되었다. 한 축에는 “여자라서 죽었다”는 구호에 공감하며 이 사건을 ‘여성혐오범죄’로 규정하는 사람들이, 그리고 다른 한 축에는 이 사건은 ‘조현병 환자의 묻지마 살인’이며 ‘남성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지 마라’며 분노를 표시하던 사람들이 섰다. 양측의 다수를 구성하는 지정성별은 여/남으로 명확히 구분되었다. 자신의 타고난 존재 자체가 범죄 피해의 이유가 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험과 인식이 다르게 구성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페미니스트들이 이 사건에 부여한 의미가 젠더차별을 은폐하는 기성사회가 부여한 의미와 경합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 후로 1년이 지났다. 서점에서 페미니즘 서적이 연일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전국 여기저기에 페미니즘 행사가 열리는 등 ‘페미니즘 열풍’이 분다고 하는 요즘이다. 하지만 소위 ‘메갈티 사태’를 비롯하여 가장 최근에는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의 잇다른 성소수자 혐오발언까지, 또한 우리 일상 속의 성차별과 성폭력은 여전히 공고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사람이 있기에 세상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끊임없이 가부장제의 담론들과 우리의 담론을 경합시키는 것이 중요하겠다. 전주 여성주의 독서모임 리본은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1주기를 맞아, 젠더폭력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젠더폭력을 없애기 위한 목소리를 내려한다. 5월 17일을 '젠더폭력 반대 주간'으로 설정하고 해당 주간에 각 페미니즘 단체에서 준비한 행사들을 진행한다. 5월 17일 저녁 7시에는 전북대 구정문 앞 삼각지에서 젠더폭력 희생자 추모집회와 밤길을 되찾기 위한 달빛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의 회원 분들도 힘을 모아주시면 감사드리겠다.
글 ㅣ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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