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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모임'시시콜콜' 릴레이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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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273회 작성일 17-05-2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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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모임 '시시콜콜'회원들은 '남성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야기'를 담은 글을 센터의 뉴스레터에 릴레이로 글을 기고하고 있다.
두번째 릴레이 글은 '육아를 경험한 많은 이들이 내게 조언해준다. “밤새 깨어있으라!”라는 주제로 김병용회원이 기고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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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를 경험한 많은 이들이 내게 조언해준다. "밤새 깨어있으라!">


 나는 요즘 찬유와 소윤이를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드디어 아빠가 되었다. 아들도 있고, 딸도 있다. 뜨끈뜨끈한 산부인과 입원실에서 며칠 보내고 지금은 산후조리원에서 하루하루 보내고 있으며, 다음주부터 부안 시골집에서 한 달 정도 신세를 지기로 했다. 별 수 없다.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대책이 바로 부모님 찬스를 쓰는 거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그동안의 상황이 우리를 너무나 괴롭혔다.

 결혼 후 임신을 하고자 노력하지만 몇 년이 지남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생기지 않는 쉽게 말해 우리 부부는 난임이었다. 그리고 유명하다고 소문한 산부인과를 찾아다니며 광주로, 대전으로 몇 년 전부터 아이를 갖고자 노력했었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싹 잊어먹어서 더 쓸 말이 없다.

 그리고 기적처럼 아이가 생겼고, 몇 달 후 이란성 쌍둥이로 성별도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가는 날이 너무나 행복했다. 함께 병원 진료를 마치고 그 날은 맛있는 식당에 가서 외식도 했다. 다른 남편들이 들으면 무척 부럽다고 할 소리지만 임신기간 입덧도 거의하지 않았고 수술 날짜를 잡고 마지막 한 달 남짓 되는 시간이 힘들었고, 그 전에는 생각만큼 힘들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짝꿍 이야기이다. 표현을 많이 하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정확히는 알 수 없다.


 주변의 많은 이들이 임산부인 자기를 보고 도움을 주고 배려해주는 게 감사하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너무 아팠던 수술 때문에 다시 출산은 엄두도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한 달 남짓 되는 기간에 앉지도 못하고 눕지도 못하고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는 그 기간이 너무나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를 가졌다는 임산부라는 이유로 주변의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으며 그 기분은 무척 좋았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나는 아무렇지 않았다는 거다. 내 몸은 힘들지도 않았고, 아프지도 않았다. 그게 가장 큰 차이다.

 유명하다는 산부인과를 찾아서 광주로, 대전으로 다니면서 내가 힘든 건 아무것도 없었다. 힘든 건 모두 내 짝꿍 몫이었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몸의 변화가 생기고, 두 명의 아이들이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면서 그 힘든 시간은 모두 내가 아닌 아이를 가진, 아이를 온전히 자심의 몸에서 키워내야 하는 여성의 몫이었다. 그게 이번에 내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이 자라고 많은 일들이 있겠지만 그건 뭐 그 때 일이겠거니 하고 지금은 지금의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앞으로 밤새 잠을 못 잘 날들을 기대하면서. 육아를 경험한 많은 이들이 내게 조언해준다. “밤새 깨어있으라!” 그걸 조만간 경험할 생각에 난 요즘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글 ㅣ 김병용 (남성모임 '시시콜콜'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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