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Act]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의 재구성-아주 오래된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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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4일에서 19일까지 전주영화제작소 기획전시실에서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의 재구성-아주 오래된 의자」전시회가 진행되었다.
「아주 오래된 의자」는 '착취에서 인권으로' 선미촌에 변화의 바람을 만들어온 활동의 기록과 선미촌에 대한 성매매경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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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집결지 선미촌의 재구성 「아주 오래된 의자」 전시회를 열며
송경숙(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장)
2000년 2002년 군산 대명동과 개복동 성매매업소에서 일어난 화재참사로 다수의 여성이 감금된 채 사망한 사건 이후 성매매여성들의 인권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02년 선미촌의 인권실태를 파악하고 여성들을 찾아가는 현장방문상담을 시작하였습니다. 현장방문상담은 현재 15년째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찾아가는 사회적 자원’이 되고자 했습니다. 여성들에 대한 법적지원, 주거지원, 의료지원, 자활지원을 진행하면서 선미촌이 착취적이고 폭력적인 공간인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선미촌은 60여 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전주의 대표적인 성매매업소 집결지입니다. 일제 식민지시대 유곽으로 시작되어 미군을 위한 위안소로 바뀌었다가 지금과 같은 형태의 집결지로 이어졌습니다.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는 ‘선미촌 해체와 재구성’을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해왔습니다.
연속적인 집담회와 토론회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였습니다. 2013년 다양한 단체들과 지역주민, 행정 등이 함께하는 ‘선미촌 정비를 위한 민관협의회’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선미촌을 ‘착취에서 인권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본격적인 민관 공조사업이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는 선미촌 경험여성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여성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들었습니다.
여성들에 대한 생계대책과 자활지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한 여성은 선미촌이 변화되면 자신이 늘 업주의 감시 하에 구매자를 기다리던 의자가 아니라 친구와 산책하며 잠시 쉬어갈수 있는 의자가 이곳에 놓였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선미촌 인근에서 주민으로 수십 년간 살아온 분들에게 선미촌에 관한 오래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주민들은 지역낙인을 안고 살고 있는 고통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여성들의 고통과 주민들의 고통을 해결할 대안을 찾기 위해 함께 연대하자고 약속했습니다.
삼삼오오 선미촌의 뒷골목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 길에서 수십 년 전 성매매업소였던 폐가도 발견하였습니다. 폐가에는 그곳에 어떤 삶이 있었는지를 추정하게 하는 흔적들이 있었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공존하고 있는 선미촌 공간이 미래에 ‘여성이 행복한 거리’로 바뀌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지금 선미촌에 ‘여성인권과 예술의 거리로’ 라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이변화를 만들어온 과정을 기록한 것입니다. 꼭 기억해야할 것을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삭제하고 지워버리는 선미촌의 이야기가 아니라 더 기록하고 기억하여 우리 지역사회의 인권감수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간이 될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선미촌 여성들에 대한 시선이 ‘혐오와 낙인에서 감정이입과 연대의 시선’으로 바뀔 때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자각할 수 있습니다. 이 기록을 함께 공유 하시는 분들이 모두 선미촌 변화의 주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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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의자」는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의 재구성에 대한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의 활동과 성매매경험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성매매의 진실을 알려내는 장이었다.
전시회 기간 내내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이 관람했다. 다른 지역에서 일부러 방문해 주기도 하고 sns와 지인의 추천으로 전시를 관람하러 오기도 했다. 많은 분들이 선미촌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주고, 천천히 자세하게 전시회를 보며 성매매경험당사자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아픔과 진실에 공감해주었다. 찾아주고 도움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성매매를 주제로 시민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열린 장을 많이 만들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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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의 오프닝은 송경숙(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장)의 인사말과 김승수(전주시장), 조선희(선미촌정비민관협의회 대표)의 축사로 시작되었다.
국주영은(전라북도의원) 서난이(전주시의원), 김영수(가정법률사무소 소장), 전라북도와 전주시 행정, 강소영(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장걸(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변정희(부산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부소장), 강미현 (건축사무소 예감 대표), 김두성(개복동2002. 나비자리 작가), 전시회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장근범(사진작가), 전북여성단체연합과 여성인권 시민단체 활동가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함께 해주며 자리를 빛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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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의자」전시회 오프닝 토크콘서트는 송경숙센터장의 진행으로 장 걸(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강소영(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변정희(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부소장), 장근범(사진작가), 강미현(건축사무소 예감대표) 함께 하였다.
강미현 대표(건축사무소 예감)의 그동안 센터의 반성매매활동에 대한 눈물 섞인 응원의 메시지에 저희도 함께 울었다. 장근범 사진작가는 이번 전시가 많은 센터 활동가들의 가내수공업이었다 라고 표현하면서 작품마다 진정성 있는 활동의 과정이 담겨있으니 꼭 천천히 긴 호흡으로 읽어줬으면 하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를 일컬어 선미촌의 폐공가의 아카이빙과 성매매경험당사자의 만남이라고 정의해 준 강소영 사무국장(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곳에 여성의 인권이 녹아드는 일이 결코 녹록치는 않겠으나 많은 이들의 마음이 더해져 희망을 가져본다는 장걸 사무국장(전주문화재단)의 이야기로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조차 마음 벅찬 시간이었다. 특히 멀리서 참석해준 변정희 부소장(부산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은 반성매매활동의 고단함과 슬픔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위로받음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다. 전시회에 참여한 후 변정희 부소장님이 써준 소감은 다시 센터의 활동가들에게도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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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어쿠스틱 밴드 ‘크림’의 공연은 오늘을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편안함을 주었고,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유쾌한 에너지로 채우며 「아주 오래된 의자」의 오프닝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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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개복동 추모조형물을 제작했던 김두성 작가의 ‘그녀.. 나비가 되어’는 「개복동2002.기억」전시회에 이어 「아주 오래된 의자」전시회에서도 전시 되었다.
'그녀.. 나비가 되어'
갇혀있는 모든 것들에 희망을!
낡은 철조망이 상징하는 모든 억업과 착취를 한마리 어여쁜 나비가 되어 가뿐히 넘어서는 희망을 꿈꾸다.
(조각가 김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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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개복동 화재참사 이후의 센터 반성매매활동과 선미촌 재구성을 위한 활동을 연도별로 기록하여 전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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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촌 유리문 안에는 수많은 의자들이 있다. 그 의자는 여성들에게 구매자를 기다리는 시간이자, 지친 몸을 기대는 시간이자, 여성들이 선미촌에 머무는 시간이다. 그러나 누구도 유리문 안의 의자를 차지하고 자 하지 않다.
선미촌 성매매 업소 안에 있던 의자가 그곳을 살았던 여성들의 말과 마주하고 있다. 의자의 출처를 듣는 순간, 화들짝 놀라며 의자에서 내려오는 사람도 있었고, 더 천천히 머물며 여성들의 삶을 읽는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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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선미촌을 걸으며 천천히 보고, 생각하고, 상상하며 둘러보았다. 선미촌을 걷고 무엇이 문제인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을 나누었다. 한사람, 한사람의 이야기가 모여져 다양한 상상들이 펼쳐진 순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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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촌은 서노송동에 사는 주민들과 연결된 삶의 공간이며 동시에 외면하고 싶은 공간이다. 선미촌의 언니들 이야기뿐만 아니라 선미촌을 둘러싼 아주 오래된 이야기들을 마을주민들과 만나고, 듣고,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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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비가 많이 내리던 날 오래된 폐가의 담장이 무너졌고 낯선 공간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오래되고 닫혀있던 공간이 열리고, 그 공간이 우리에게 말하고 싶었던 흔적들을 꺼냈다. 성매매집결지의 오래된 물건들이 성매매경험당사자들과 만나 과거에도 지금도 계속되는 이야기들이 슬프지만 유쾌하고, 아프지만 희망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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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 그래서 더 따뜻한 시선으로 담고 싶었다.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에 대한 활동가들의 마음을 그림과 사진으로 담았다. 선미촌 걷기를 통해 본 풍경, 오래된 폐가의 무너진 담장, 그 공간을 마주한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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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기쁨,喜) 노(화남,怒) 애(슬픔,哀) 애(사랑,愛)의 감정에 연결 된 색실로 선미촌과 연관된 다양한 키워드를 연결해보는 작업이었다. 전시회를 끝마치며 완성된 전시물을 보니 전시장을 다녀간 모든 이들의 이 작업이 선미촌 변화의 주체가 되는 경험이었겠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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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의 전시기간 동안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도 시민들과 함께 열린 공간에서 성매매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들이 참 소중했다. 많은 분들이 관람 후에 남겨주신 소감처럼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이 모두가 행복한 공간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고민을 갖고 활동하겠다.
끝으로 변정희 부소장님이 개인SNS에 올린 전시회 소감을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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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의 <성매매 집결지 선미촌의 재구성 - 아주 오래된 의자> 전시회에 다 녀 왔다. 군산 산돌갤러리에서 만난 언니의 일기장과 철문을 보면서는 울음이 터졌는데 이곳 전시에서는 그 슬픔을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서 의자의 쓸모에 대해 생각했다. 전시장에는 선미촌 성매매 업소 안에 있던 의자가 그곳을 살았던 여성들의 말과 마주하고 있다. 여성을 전시하기 위한 의자였다가 이제는 그 쓰임을 다한 폐가의 의자가 이곳에서 전혀 다른 것을 전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의자에 앉아서, 의자로 연결된 언니들의 삶을 읽으면서, 의자를 통해 위로받고 또 위로를 건넨다.
또 그곳에는 1991년에 멈춘 달력, 어디에나 있는 라이타, 인조속눈썹과 낡아빠진 구두, 비현실적으로 긴 스커트, 박스째 버려진 콘돔, 예수의 얼굴이 그려진 그로테스크한 노리개, 미용실 홍보용으로 나눠줬을 법한 깨진 시계, 러브젤, 주차금지 팻말이라는 버려진 사물들 역시 있었다. 사물들은 그곳에 있었던 여성들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억들을 끄집어내 들려주는 건 지금의 언니들과 활동가들이었다. 사진작가와 언니와 활동가들의 공동작품은 버려진 사물들의 세계를 우리에게 펼쳐서 보여주었다.
사물에 겹쳐 쓴 언니의 유쾌한 해석들은 슬프고 먹먹하다가도 활달하고 유머가 넘쳐서 실컷 웃을 수 있었다. 공동의 작품이라서 그런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혼자 쓰는 일기는 슬픔에 오롯이 잠길 수 있지만 같이 하는 작업은 (그 슬픔을) 웃어넘겨볼 수도 있고, 허심탄회하게 말을 건넬 수도 있고, 그러는 동안에 <인사이드 아웃>의 감정들처럼 내 안에는 슬픔도 기쁨도 함께 자라고 있고. 하나하나의 사물들에 언니들의 삶이 함께 얹혀서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활동의 긴 역사, 선미촌을 다시 채워갔던 수천 수만번의 걸음. 토크 콘서트 때 한 패널의 눈물섞인 응원에 활동가들의 눈에는 0.1초도 안 되어 눈물방울이 투두둑 떨어졌다. 동행했던 김지영샘과 나도 함께 눈물이 났다. 현재진행형인 언니들의 삶과 함께 하면서도 긴 시간 이 자리들을 준비하고 발견하고, 그리고, 환대하고 했던 시간들이 얼마나 또 몸고생 맘고생 많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전시가 가내수공업이란 사진 작가의 말에 참 많은 게 담겨있을 거다.
사진 작가의 말처럼 기회가 된다면 천천히 긴 호흡으로 꼭 이 전시와 만나길!
글 ㅣ 편집팀
「아주 오래된 의자」는 '착취에서 인권으로' 선미촌에 변화의 바람을 만들어온 활동의 기록과 선미촌에 대한 성매매경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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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집결지 선미촌의 재구성 「아주 오래된 의자」 전시회를 열며
송경숙(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장)
2000년 2002년 군산 대명동과 개복동 성매매업소에서 일어난 화재참사로 다수의 여성이 감금된 채 사망한 사건 이후 성매매여성들의 인권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02년 선미촌의 인권실태를 파악하고 여성들을 찾아가는 현장방문상담을 시작하였습니다. 현장방문상담은 현재 15년째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찾아가는 사회적 자원’이 되고자 했습니다. 여성들에 대한 법적지원, 주거지원, 의료지원, 자활지원을 진행하면서 선미촌이 착취적이고 폭력적인 공간인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선미촌은 60여 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전주의 대표적인 성매매업소 집결지입니다. 일제 식민지시대 유곽으로 시작되어 미군을 위한 위안소로 바뀌었다가 지금과 같은 형태의 집결지로 이어졌습니다.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는 ‘선미촌 해체와 재구성’을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해왔습니다.
연속적인 집담회와 토론회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였습니다. 2013년 다양한 단체들과 지역주민, 행정 등이 함께하는 ‘선미촌 정비를 위한 민관협의회’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선미촌을 ‘착취에서 인권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본격적인 민관 공조사업이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는 선미촌 경험여성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여성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들었습니다.
여성들에 대한 생계대책과 자활지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한 여성은 선미촌이 변화되면 자신이 늘 업주의 감시 하에 구매자를 기다리던 의자가 아니라 친구와 산책하며 잠시 쉬어갈수 있는 의자가 이곳에 놓였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선미촌 인근에서 주민으로 수십 년간 살아온 분들에게 선미촌에 관한 오래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주민들은 지역낙인을 안고 살고 있는 고통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여성들의 고통과 주민들의 고통을 해결할 대안을 찾기 위해 함께 연대하자고 약속했습니다.
삼삼오오 선미촌의 뒷골목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 길에서 수십 년 전 성매매업소였던 폐가도 발견하였습니다. 폐가에는 그곳에 어떤 삶이 있었는지를 추정하게 하는 흔적들이 있었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공존하고 있는 선미촌 공간이 미래에 ‘여성이 행복한 거리’로 바뀌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지금 선미촌에 ‘여성인권과 예술의 거리로’ 라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이변화를 만들어온 과정을 기록한 것입니다. 꼭 기억해야할 것을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삭제하고 지워버리는 선미촌의 이야기가 아니라 더 기록하고 기억하여 우리 지역사회의 인권감수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간이 될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선미촌 여성들에 대한 시선이 ‘혐오와 낙인에서 감정이입과 연대의 시선’으로 바뀔 때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자각할 수 있습니다. 이 기록을 함께 공유 하시는 분들이 모두 선미촌 변화의 주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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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의자」는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의 재구성에 대한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의 활동과 성매매경험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성매매의 진실을 알려내는 장이었다.
전시회 기간 내내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이 관람했다. 다른 지역에서 일부러 방문해 주기도 하고 sns와 지인의 추천으로 전시를 관람하러 오기도 했다. 많은 분들이 선미촌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주고, 천천히 자세하게 전시회를 보며 성매매경험당사자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아픔과 진실에 공감해주었다. 찾아주고 도움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성매매를 주제로 시민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열린 장을 많이 만들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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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의 오프닝은 송경숙(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장)의 인사말과 김승수(전주시장), 조선희(선미촌정비민관협의회 대표)의 축사로 시작되었다.
국주영은(전라북도의원) 서난이(전주시의원), 김영수(가정법률사무소 소장), 전라북도와 전주시 행정, 강소영(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장걸(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변정희(부산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부소장), 강미현 (건축사무소 예감 대표), 김두성(개복동2002. 나비자리 작가), 전시회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장근범(사진작가), 전북여성단체연합과 여성인권 시민단체 활동가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함께 해주며 자리를 빛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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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의자」전시회 오프닝 토크콘서트는 송경숙센터장의 진행으로 장 걸(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강소영(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변정희(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부소장), 장근범(사진작가), 강미현(건축사무소 예감대표) 함께 하였다.
강미현 대표(건축사무소 예감)의 그동안 센터의 반성매매활동에 대한 눈물 섞인 응원의 메시지에 저희도 함께 울었다. 장근범 사진작가는 이번 전시가 많은 센터 활동가들의 가내수공업이었다 라고 표현하면서 작품마다 진정성 있는 활동의 과정이 담겨있으니 꼭 천천히 긴 호흡으로 읽어줬으면 하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를 일컬어 선미촌의 폐공가의 아카이빙과 성매매경험당사자의 만남이라고 정의해 준 강소영 사무국장(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곳에 여성의 인권이 녹아드는 일이 결코 녹록치는 않겠으나 많은 이들의 마음이 더해져 희망을 가져본다는 장걸 사무국장(전주문화재단)의 이야기로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조차 마음 벅찬 시간이었다. 특히 멀리서 참석해준 변정희 부소장(부산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은 반성매매활동의 고단함과 슬픔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위로받음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다. 전시회에 참여한 후 변정희 부소장님이 써준 소감은 다시 센터의 활동가들에게도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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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어쿠스틱 밴드 ‘크림’의 공연은 오늘을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편안함을 주었고,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유쾌한 에너지로 채우며 「아주 오래된 의자」의 오프닝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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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개복동 추모조형물을 제작했던 김두성 작가의 ‘그녀.. 나비가 되어’는 「개복동2002.기억」전시회에 이어 「아주 오래된 의자」전시회에서도 전시 되었다.
'그녀.. 나비가 되어'
갇혀있는 모든 것들에 희망을!
낡은 철조망이 상징하는 모든 억업과 착취를 한마리 어여쁜 나비가 되어 가뿐히 넘어서는 희망을 꿈꾸다.
(조각가 김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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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개복동 화재참사 이후의 센터 반성매매활동과 선미촌 재구성을 위한 활동을 연도별로 기록하여 전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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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촌 유리문 안에는 수많은 의자들이 있다. 그 의자는 여성들에게 구매자를 기다리는 시간이자, 지친 몸을 기대는 시간이자, 여성들이 선미촌에 머무는 시간이다. 그러나 누구도 유리문 안의 의자를 차지하고 자 하지 않다.
선미촌 성매매 업소 안에 있던 의자가 그곳을 살았던 여성들의 말과 마주하고 있다. 의자의 출처를 듣는 순간, 화들짝 놀라며 의자에서 내려오는 사람도 있었고, 더 천천히 머물며 여성들의 삶을 읽는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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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선미촌을 걸으며 천천히 보고, 생각하고, 상상하며 둘러보았다. 선미촌을 걷고 무엇이 문제인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을 나누었다. 한사람, 한사람의 이야기가 모여져 다양한 상상들이 펼쳐진 순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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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촌은 서노송동에 사는 주민들과 연결된 삶의 공간이며 동시에 외면하고 싶은 공간이다. 선미촌의 언니들 이야기뿐만 아니라 선미촌을 둘러싼 아주 오래된 이야기들을 마을주민들과 만나고, 듣고,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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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비가 많이 내리던 날 오래된 폐가의 담장이 무너졌고 낯선 공간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오래되고 닫혀있던 공간이 열리고, 그 공간이 우리에게 말하고 싶었던 흔적들을 꺼냈다. 성매매집결지의 오래된 물건들이 성매매경험당사자들과 만나 과거에도 지금도 계속되는 이야기들이 슬프지만 유쾌하고, 아프지만 희망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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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 그래서 더 따뜻한 시선으로 담고 싶었다.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에 대한 활동가들의 마음을 그림과 사진으로 담았다. 선미촌 걷기를 통해 본 풍경, 오래된 폐가의 무너진 담장, 그 공간을 마주한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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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기쁨,喜) 노(화남,怒) 애(슬픔,哀) 애(사랑,愛)의 감정에 연결 된 색실로 선미촌과 연관된 다양한 키워드를 연결해보는 작업이었다. 전시회를 끝마치며 완성된 전시물을 보니 전시장을 다녀간 모든 이들의 이 작업이 선미촌 변화의 주체가 되는 경험이었겠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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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의 전시기간 동안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도 시민들과 함께 열린 공간에서 성매매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들이 참 소중했다. 많은 분들이 관람 후에 남겨주신 소감처럼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이 모두가 행복한 공간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고민을 갖고 활동하겠다.
끝으로 변정희 부소장님이 개인SNS에 올린 전시회 소감을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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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의 <성매매 집결지 선미촌의 재구성 - 아주 오래된 의자> 전시회에 다 녀 왔다. 군산 산돌갤러리에서 만난 언니의 일기장과 철문을 보면서는 울음이 터졌는데 이곳 전시에서는 그 슬픔을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서 의자의 쓸모에 대해 생각했다. 전시장에는 선미촌 성매매 업소 안에 있던 의자가 그곳을 살았던 여성들의 말과 마주하고 있다. 여성을 전시하기 위한 의자였다가 이제는 그 쓰임을 다한 폐가의 의자가 이곳에서 전혀 다른 것을 전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의자에 앉아서, 의자로 연결된 언니들의 삶을 읽으면서, 의자를 통해 위로받고 또 위로를 건넨다.
또 그곳에는 1991년에 멈춘 달력, 어디에나 있는 라이타, 인조속눈썹과 낡아빠진 구두, 비현실적으로 긴 스커트, 박스째 버려진 콘돔, 예수의 얼굴이 그려진 그로테스크한 노리개, 미용실 홍보용으로 나눠줬을 법한 깨진 시계, 러브젤, 주차금지 팻말이라는 버려진 사물들 역시 있었다. 사물들은 그곳에 있었던 여성들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억들을 끄집어내 들려주는 건 지금의 언니들과 활동가들이었다. 사진작가와 언니와 활동가들의 공동작품은 버려진 사물들의 세계를 우리에게 펼쳐서 보여주었다.
사물에 겹쳐 쓴 언니의 유쾌한 해석들은 슬프고 먹먹하다가도 활달하고 유머가 넘쳐서 실컷 웃을 수 있었다. 공동의 작품이라서 그런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혼자 쓰는 일기는 슬픔에 오롯이 잠길 수 있지만 같이 하는 작업은 (그 슬픔을) 웃어넘겨볼 수도 있고, 허심탄회하게 말을 건넬 수도 있고, 그러는 동안에 <인사이드 아웃>의 감정들처럼 내 안에는 슬픔도 기쁨도 함께 자라고 있고. 하나하나의 사물들에 언니들의 삶이 함께 얹혀서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활동의 긴 역사, 선미촌을 다시 채워갔던 수천 수만번의 걸음. 토크 콘서트 때 한 패널의 눈물섞인 응원에 활동가들의 눈에는 0.1초도 안 되어 눈물방울이 투두둑 떨어졌다. 동행했던 김지영샘과 나도 함께 눈물이 났다. 현재진행형인 언니들의 삶과 함께 하면서도 긴 시간 이 자리들을 준비하고 발견하고, 그리고, 환대하고 했던 시간들이 얼마나 또 몸고생 맘고생 많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전시가 가내수공업이란 사진 작가의 말에 참 많은 게 담겨있을 거다.
사진 작가의 말처럼 기회가 된다면 천천히 긴 호흡으로 꼭 이 전시와 만나길!
글 ㅣ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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