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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Act]언니들과 함께하는 집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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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444회 작성일 16-10-3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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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과 함께하는 집담회는 매년 한차례 우리센터의 지원과정에 있는 여성들(이하 언니들)과 활동가들이 빙 둘러 앉아 서로의 경험과 감정,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막힘없이 소통하고자 만든 장이다. 그 공간에서 언니들은 자신들을 위한 지원정책과 지원활동에 대한 당사자로서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활동가들의 고충을 공감하며 듣기도 한다. 서로의 경험을 나누면서 여성간 연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다.
 올해 다섯 번째를 맞이한  집담회는 “톡까봐유 콘서트”로 언니들이 경험한 각 업종별 이야기를 나누는 장으로 마련되었다. 성매매여성의 경험은 단일한 것으로 간주되지만 여성들을 만날수록 각각의 조건과 경험의 차이를 확인하게 된다. 언니들은 상담활동가도 연구자도 업소에 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라며 자신들이 오히려 ‘전문가’라고 하였다. 각각이 업종별로 그룹을 나누고 그룹작업을 통하여 내용을 구성하고 발표하였다. 
 다방, 유흥·단란(조건만남, 오피성매매, 키스방,페티쉬), 쩜오&보도, 집결지·술3종·안마시술소등 5가지로  분류하여 업소로의 유입시기 및 이유, 영업방식, 진상 구매자에 대한 이야기, 성산업 공간에서 맺어진 관계에 때한 이야기, 업종별 여성간 위계에 대한 이야기, 가장 무서웠던 순간, 기쁨 혹은 슬품을 느낀 순간, 힘든 일을 견디기 위해 다이어트 약을 마취제처럼 상시복용했던 이야기, 성매매를 벗어나게 된 과정 등 솔직한 이야기들이 유쾌한 방식으로 이어졌다.
 언니들은 그룹작업을 하면서 ‘잊혀진줄 알았는데 묻혀졌던’기억들이 되살아났다고 한다. 그래서 아프기도 했지만 발설하게 되어 속시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그룹은 “여성인권에 대한 기록과 기억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정작 구체적인 내용이 없더라 우리가 자세하게 증언해줄테니 여성운동을 위해 사용되면 좋겠다”고 말하였다.
 언니들은 퍼포먼스로 홀복 4벌(안마와 집결지에서 입었던)과 오봉(다방에서 차를 배달할 때 쟁반에 커피포트와 찻잔을 보자기로 싼 것)을 전시하였는데 오봉에도 매듭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초급과 중급, 고급 등 족보가 있다고 했다. 성매매 공간에서 사용된 홀복과 오봉이 여성들의 증언과 발설의 자리에 전시된 장면은 매우 전복적인 의미를 만들어냈다. 그 물건이 주는 느낌과 기억은 경험 당사자들에게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연결하는 의미가 되기도 하였다.
 집담회 전 여성들은 선미촌을 걷고 전주시가 매입한 두 개의 업소를 방문하였는데 한곳은 오래전 업소였던 폐가이고 한곳은 최근까지 영업을 했던 유리방 업소이다. 한 여성은 자신이 있었던 업소였고 일할때는 창문이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말했다. 그 언니는 걷기에  참여한 동료와 활동가들에게 업소내의 물건들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다. 선미촌을 ‘여성들에게 되돌려주기’ 위해서는 선미촌을 다른 방식으로 점령해야 한다. 그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기록하고 증언하는 것을 통하여 ‘착취에서 인권으로’ 선미촌이 재구성될수 있을 것이다.
 이번 집담회를 통하여 성매매 여성간의 경험의 차이가 존재했다는 것, 활동가들도 다 알고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 많았고 참가자들 모두 성매매 경험에 대한 이해가 재구성되는 시간이 되었다. 또한 업종은 다르지만 그 모습과 형태만 다를 뿐 성산업 구조가 여성들에게 가하는 착취와 폭력은 같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가지 더 ‘풍선효과로 신변종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매자들의 욕구에 따라 업종이 진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글 ㅣ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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