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Act] 10대여성 희망키움캠프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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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낯가림이 심해요, 잘 모르는 애들이랑 있어서 적응하기 힘들어요.”
질문을 해도 묵묵히 핸드폰만 쳐다보는 친구, 좋다는 것인지 나쁘다는 것인지 의사를 분간하기 어려운 친구. 도통 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가끔 먼저 말을 걸어주는 친구가 있다면 그것이 그렇게 반갑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처음 만난 친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친해지는 과정은 아이들 뿐 아니라 일정을 함께 인솔하게 될 상담원들에게도 견뎌야만 하는 시간이다. 함께 수업을 듣고, 숙식을 해야 하는 캠프는 어쨌거나 24시간 동안 상담과 교육과 휴식 시간을 구분하기 어려운 꽤 고된 일정을 전제로 진행된다.
올해의 시간을 돌이켜보면 내 시계의 초침은 왜 이리도 빨리 째깍째깍했는지, 하루하루가 이전과는 다르게 가속도가 붙은 느낌이었다. 캠프가 끝나고 나면 4박5일 동안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지낼 것을 생각하고 참여한다는 것은 나에게도 쉽지 않았듯, 아이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그래서 이후에도 기억해주고 그리워하고 의지해준다는 것에 고맙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할 때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캠프가 끝을 향해 달려갈수록 시간은 점점 빨리 지나가고, 다음 캠프에 언제 자신을 불러줄 것인지 재촉하는 아이들이 속속 생겨나고, 아이들은 이런 캠프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점점 성큼성큼 다가오는 아이들은 그동안 무엇이 부족했는지, 무얼 필요로 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지에 대해 남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듯,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다.
하루가 다르게 곁을 내어주었다.
그래서 캠프 동안은 “수고했다, 고생 많았다, 힘들었다.”는 표현보다는 어쩌면 에너지 충전의 시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소한 일에도 웃음이 터졌던 시간들이 많다. 물론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상황 상황이 주는 당혹감이 있어 정신없이 흘러갈 때도 있지만 그러기에 상담원들에게 있어 캠프 기간은 에너지를 가장 많이 쏟아내기도 받는 시간이기도 한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우리도 성장하는 캠프가 아니었을까?
특히 올 한해 팀워크를 통해 함께 상담에 적응하고 매료되고 고민할 수 있었다.
소통하면서 내가 받았던 에너지가 그 아이들에게 앞으로에 있어, 자신의 힘이 되어있기를 믿고, 그렇게 소망하고 싶다.
글 ㅣ 전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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