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강좌 1 -성적자기결정권의 딜레마 > 활동소식

연속강좌 1 -성적자기결정권의 딜레마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460회 작성일 15-05-07 17:39

본문

편집부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
성매매방지법 중 성매매행위자에 대한 처벌조항 위헌소송이 세상을 한바탕 시끄럽게 달구었다. 성매매에 대해 사람들이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고 관심을 갖기를 늘 바라온 우리지만 그 논의의 중심을 바라보면 안타까움을 넘어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존재하는 통념을 그대로 재생산하는 미디어와 그 박자에 춤을 추는 수많은 누리꾼들, 거기에 기름을 붓는 소위 성매매여성의 인권을 생각하는 지식인들이 성매매를 합법화 하자고 주장하는 글들을 보며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그럼에도 이 순간을 통해 좀 더 명확하고 날카롭게 상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위한 무기를 생산해야 하니 그 것은 공부, 또 공부이다. 
그런 의미에서 연속강좌 ‘성매매는 성적자기결정권의 문제인가, 여성인권의 문제인가’를 기획하고 진행하게 되었다. 첫 번째 시간은 성적자기결정권이라는 개념이 어디에서 처음 쓰이게 되었고 그 의미는 무엇인지, 지금 우리의 여성운동 역사 안에서 성적자기결정권은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지 또 그 개념이 성매매와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두 번째는 2000년대를 기점으로 유럽 성매매 정책의 두 다른 기조인 규제주의와 폐지주의의 집행결과, 즉 네덜란드와 스웨덴의 성매매방지 정책을 비교해보고 교훈을 삼아보기로 하였다. 
성적자기결정권의 딜레마라는 제목으로 신상숙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 부소장님이 오셔서 첫 번째 강좌를 열어주셨다. 성적자기결정권을 설명하려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실제로 이 날 강좌의 거의 대부분은 서구와 한국 여성운동 안에서 성적자기결정권이 사용되게 된 계기 즉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는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성적자기결정권은 말 그대로 자기선택의 자유라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 지금 통용되고 있는 의미는 성에 촛점을 맞추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그 의미는 협소하며 단순하다. 마치 누구에게나 인권이 있다 처럼 천부적인 권리라는 인식이 크다. 나의 성은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누구에게나 이 권리가 주어질 수 있는가? 라고 물으면 아마도 생각을 다시 해봐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성적자기결정권이 처음 사용되게 된 배경에는 반성폭력 운동의 역사가 있다. 1983년 여성의전화가 개설되면서 아내구타문제에 대해 본격적이고 대중적인 여성운동이 펼쳐지게 되었고 곧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아동성폭력 피해자가 성인이 된 후 그 가해자를 찾아가 죽인 사건’으로 성폭력에 대한 여성운동의 관심과 곧이어 성폭력 특별법 제정의 불씨가 타오르게 되었다. 그 이전까지 성폭력 즉 강간에 관한 죄는 ‘정조에 관한 죄’였고 가부장제 안의 순결이데올로기를 그대로 내포한 법조항으로 피해자가 발생하면 그 즉시 ‘너는 정조가 있느냐?’ 혹은 ‘보호받아야 할 정조이냐?’라는 질문을 받아야 했고 그 답에 따라 처분이 결정되었다. 여성운동가들은 이 뿌리 깊은 여성차별을 벗어나기 위해 성폭력을 ‘정조의 죄’가 아닌 ‘성적자기결정권의 침해’로 보고자 했다. 강사는 여기에서 아이러니 하게도 성적자기결정권이라는 단어를 처음 가져온 것은 여성운동가가 아니라 법조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성적자기결정권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 시작은 독일에서였다. 서구에서 1970년대 초 여성해방운동이 일어나며 전 세계로 그 바람이 퍼져나갔고 그 중 독일에서는 여성의 재생산권 문제 즉 낙태문제에 대한 격렬한 여성운동이 일어났었다고 한다. (‘잡년행진’이라는 이름으로 낙태 경험 여성들이 거리행진을 대대적으로 벌이기도 하였다. 그 당시 독일에서 낙태를 한 여성은 사회적으로 ‘잡년’이라 불렸고 극심한 혐오와 낙인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독일에서 성적자기결정권이 대두되게 되었을 때에는 우리나라처럼 여성의 성과 섹스에만 국한된 좁은 의미의 개념이 아니었으며 LGBT 성소수자 등 사회전반의 다양한 정체성들이 겪는 억압과 차별에 반기를 넓은 의미의 개념으로 쓰였다. 
한국 반성폭력 역사 안에서 성적자기결정권이 쓰인 것은 당시 엄청난 의미가 있었다. 가부장제 정조개념, 순결이데올로기를 뛰어넘어 여성의 몸에 대한 자신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사용하였던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시대에 이 개념은 수많은 달라진 여성들의 상황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의미가 되었다. 강사는 이 대목에서 ‘사람도 동물이고, 원숭이도 동물이고, 새도 동물이다 라고 했을 때 동물이라는 단어가 각 개체를 다 설명할 수는 없는 것과 같다’고 간단명료하게 정리하였다. 성적자기결정권이라는 개념이 다양화된 모든 주체를 그리고 그 상황을 설명할 수 없으니 논의는 늘 제자리를 뱅뱅 돌 수 밖에 없는 것. 그 차이는 서구의 반성폭력 운동과 우리나라를 비교하여 살펴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서구의 성폭력 개념은 ‘성차에 의한 권련관계 안에서 발생한 폭력’으로 넓게 바라보았던 반면 한국은 처음에는 젠더폭력으로 넓게 보았지만 점점 ‘성적인 폭력 혹은 강간’ 이라는 좁은 의미로 성폭력을 바라보게 되었다. 당시 군부독재 암울한 시대 속에서 그나마 협상을 하며 만들어간 의미로서는 중요한 성과이나 모든 여성폭력을 다 설명하지는 못하는 한계를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처럼 여성폭력이 성희롱,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등으로 나뉘어 사람들에게 마치 각자 섞일 수 없는 폭력인 것처럼 개념화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여성에게 이 다양한 폭력들은 전 생애에 걸쳐서 구분의 의미가 없이 전방위적으로 일어날 수 있고 실제 그렇다. 
우리 모두 폭력은 나쁘다 말하지만 사라지지 않는 것은 각자가 행하는 일이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라고 한다. 그 것은 결국 피해자의 목소리를 이해하지 못해서라고 강사는 말하고 있다. 결국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피해자 즉 당사자가 자기 목소리를 가질 수 있는가, 우리는 그 목소리가 세상에 나오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의는 끝을 맺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그리고 쉽고도 구체적인 단어와 개념을 통해 서로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것은 현재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우리들의 숙제가 되었다. 
<IMG align=center src="http://www.yonggamhan.org/liguard_bbs/aribbs/data_file/li_etc_106_201504-lecture1.jpg" width=561>

이전글연속강좌 2 -스웨덴(Swedish) 또는 노르딕(Nordic) 모델 15.05.07
다음글선미촌정비민관협의회 정책팀 회의 개최 15.05.0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소개

활동

후원

상담

자료

소개

활동

후원

상담

자료

연속강좌 1 -성적자기결정권의 딜레마 > 활동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