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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있지만 해결은 없는(?) 10대 청소녀 성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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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104회 작성일 15-06-05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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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 오후2시부터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 ‘빈곤, 폭력, 인터넷성매매에 둘러싸인 10대 여성인권과 안전망 구축’이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이 날은 젠더포럼이 열리는 날로 주변에서 다양한 주제와 사람들이 함께 열띤 토론을 벌인 날이었는데 10대 성매매와 여성인권에 대한 관심이 커서인지 시작 시간이 가까워 올수록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지난 4월 인터넷과 뉴스를 통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조건만남으로 만난 14세 소녀를 성구매자가 살해한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청소년 성매매에 대한 문제를 다시 한 번 고민해보게 하는 계기를 주었다. 그러나 많은 여성인권문제가 그러하듯 본질과 비껴나간 르포식 기사들 사이로 정작 피해를 당하는 소녀들이 어떠한 과정과 시스템 안에서 성적으로 소비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보다 그 가해자가 얼마나 잔인한 방법으로 살인을 저질렀는지, 뒤이어 밝혀진 다른 피해자의 신상은 어떠한 지 등에 대한 관심으로 쏠렸다. 
이 날 치러진 포럼에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인 10대 여성의 인권 현실에 대해 누구하나 나서는 곳 없이 모순적인 사회적 관념들 속에서 고스란히 그 피해와 위험들을 감수하고 있는 청소녀들과 또 그녀들 옆에서 함께하는 활동가들의 외침과 문제제기가 큰 부분을 차지하였다. 
‘십대성매매의 최근 인권실태 및 대안’에 대해 심대여성인권센터 조진경 대표는 피해자를 양산할 수 밖에 없는 지금의 성매매 시스템과 피해자 지원시스템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시작으로 주제발표를 시작하였다. 만 13세에서 2개월이 지났다는 이유로 사건지원 과정에서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2차 3차 피해를 입고 있는 지적장애 청소녀의 사례는 자리를 함께 하는 청중들의 탄식과 분노를 자아내었다. 그 청소녀에게 일어난 일이 성폭력인지 성매매인지에 대한 각 단체 및 집행기관의 판단이 왔다 갔다 하는 사이 당연히 처벌 받아야 하는 성구매자는 무혐의로 풀려나기도 하고 지원을 해주던 기관은 지원을 전면 끊기도 하는 등 답답한 현실은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하였다. 
10대 청소녀에게 사회적인 권리는 거의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으면서도 성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갑자기 주체성(?)을 인정받아 모든 문제의 책임과 결과를 받아들이라 하는 10대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문제해결을 어렵게 하는 주범이다. 가해자가 성인이고 피해자가 청소녀임에도 그 성인 가해자는 ‘요즘 어린 여자애들이 얼마나 무서운 줄 아느냐’며 조심을 당부하는 동정론의 대상이 된다. 
또 한편, 10대 청소녀에게 아동학대, 가정폭력, 성폭력, 성희롱, 연애, 사랑, 데이트 강간, 성매매는 아무런 경계 없이 벌어지고 있고 피해를 입는 자신도 그 경계는 불명확하다. 지금의 나뉜 성인여성 중심의 피해자 지원 시스템에서 10대여성이 지원받기란 어려운 부분인 것이다. 심지어 법원에서는 청소녀 성매매나 성폭력 피해를 ‘사랑과 연애’관계라 판단하여 가해자의 무죄를 인정해 주는 판례를 만들고 있다. 이는 남성중심의 성담론에서 자연히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여성이 피해를 입었다라고 할 때 ‘보호받아야 할’ 성인가 ‘보호받지 않아도 되는’ 성인가에 대한 판단이다. 학교에 다니고 부모나 보호자와 함께 사는 10대 여성은 보호받아야 할 성으로 가출하여 거리에 있는 10대 여성은 보호받지 않아도 되는 성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런 피해들이 계속되고 있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스템에 균열을 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존재는 희망이다. 두 번째 주제발제로 ‘십대여성에 대한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이라는 주제발표를 해준 이경희 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의 팀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는 지역에 있는 10대 여성에게 다가가고자 노력한 내용을 발표하였다. 십대여성인권센터에서는 사이버또래상담실로 인터넷 상에서 10대여성과 만나고 있다면 ‘나무’에서는 직접 지역을 돌며 오프라인에서 10대여성을 만나고, 굉장히 중요한 ‘오도록 꼬시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청소년들이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카페를 만들고, 언제든 와서 잠 한숨 편하게 잘 수 있는 작은 방인 일시지원시설을 꾸리고, 테이블과 의자를 나르며 정기적 길거리 상담을 진행하는 일들이 그러하다. 그러면서 작은 몇 사람이 모여 지역사회를 만나고 다니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과 단체들을 엮어 10대여성을 위한 최대한 넓은 그물망을 짜가는 활동들은 지역의 다른 활동가들에게도 많은 힌트와 영감을 주었다. 
마지막으로는 전북지역에서 센터와 만나고 있는 10대여성에 대한 이야기와 진행하고 있는 성장캠프, 그리고 현실적으로 지금 필요한 십대여성 지원체계에 대한 제안들을 전은솔 전북위기청소년교육센터 팀장의 토론발표가 이어졌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센터에서 만나오고 있는 200여명이 넘는 숫자의 10대여성의 처한 현실은 앞서 들은 사례들과 많이 다르지 않았다. 전담하는 부서도 없고 전문 상담소도 없는 지금, 무엇보다 10대여성인권 문제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상담소와 쉼터 등 지원시스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제안을 하였다. 또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통해 복지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여러 가지 의견과 토론이 오고가며 10대여성의 성매매문제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한국 성구매 시스템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한계와 모순이 활동의 의지를 꺾기도 하고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긴 하지만 그럼에도 지속적인 한 걸음 만이 세상을 바꾸어왔기에 해볼 만하다. 다시 한 번 포럼에 함께 해준 발제자와 토론자 그리고 참여자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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