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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발언]성매매 합법화 반대, 성매매 여성만 비범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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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627회 작성일 15-05-0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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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숙

성매매알선등행위에관한처벌법 중 성매매여성을 처벌하는 조항(제21조 제1항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과 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첫 공개변론을 계기로 성매매문제가 다시 우리 사회의 핫이슈가 되었다. 특히 이번 위헌법률심판제청은 성매매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를 근거로 하고 있어 성매매를 둘러싼 담론의 지형이 더욱 복잡해졌다. 게다가 전 종암경찰서 서장이었던 김강자씨가 ‘생계형인 집결지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드러내면서 ‘생계형 대 비생계형’의 구도까지 만들어지는 듯하다.
성매매여성을 처벌하는 것에 대한 위헌소송이지만 사실 이 소송은 집결지에서의 성매매를 허용하는 ‘합법화’를 요구하는 소송이라고 볼 수 있다. 공개변론 당일 아침 전국 집결지 업주들의 조직인 한터의 여종사자연합 이름으로 헌법재판소 앞에서 집결지에서의 성매매 합법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다.
공개변론을 앞두고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와 전국의 여성인권 운동 단체들은 헌법재판소에 ‘어떤 사람이 성을 파는 행위를 스스로 선택 하였다고 할 때, 그것은 불공정한 사회적 조건이 경제적 조건에 대한 필요와 결합하여 성을 파는 행위에 나서도록 한 것으로 이것을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 했다고 할 수는 없다. 문화적, 경제적 의존 및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성을 파는 행위에 대한 동의는 진정으로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위헌과 합헌으로 다룰 문제가 아니라 알선자와 매수자는 처벌하고 성매매여성은 불처벌, 비범죄화 하는 입법정책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2013년 성매매여성을 비범죄화하고 알선업자와 매수자를 처벌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또한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 ‘뭉치’에서도 자신들의 경험을 근거로 ‘성매매는 그곳이 어느 곳이든 여성을 소유하는 성매수자와 알선자에 의한 폭력에 무방비 상태가 된다. 심지어 여기엔 공권력도 내통하여 이러한 폭력을 공유한다. 이것은 성매매가 일상화되고 성매매 알선자들이 돈 이라는 권력을 많이 가질수록 더욱 많아진다. 때문에 우리는 성매매가 합법화된 세상이 너무나 끔찍하다. 알선자들이 사업가로 무한대로 자본을 늘리고 성매수자가 손님으로 소비자의 권리를 요구할 때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이미 경험했던 우리는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성매매를 공공연히 인정하는 사회는 여성에 대한, 인간에 대한 조직적인 폭력을 묵인하고 조장하는 것이다. 성매매는 결코 자유로운 개인간의 거래가 아니다.’ 는 내용을 담아 ‘성매수자와 알선자는 강력하게 처벌하고 그 대상이 된 여성을 비범죄화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언론사를 대상으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였고 헌법재판소에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IMG align=center src="http://www.yonggamhan.org/liguard_bbs/aribbs/data_file/li_etc_103_2015-05-07%2017;27;39.jpg" width=416> 

헌법재판소의 공개변론을 전후로 진행된 각종 언론사의 토론회 및 인터뷰에서는 ‘생계형 여성들의 생계보장을 위해 집결지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김강자씨의 입장과 여성가족부의 ‘건전한 성풍속을 지키기 위해서 성매매 여성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합헌 입장의 대결 구도가 반복되었다. 공개변론 과정에서도 위 두 입장이 주로 발표되었고 위헌측 입장의 한 참고인은 최근 유럽 각국의 정책을 예로 들면서 성매매여성의 비범죄화를 주장하였는데 성매매를 허용하는 것에 대한 입장은 모호한 듯하다.

위헌입장이 성매매 특정지역 합법화로 연결되고, 합헌 입장이 성매매여성도 처벌해야 하는 도덕적 금지주의를 확인하는 것이 되는 위헌과 합헌의 논쟁구도에서 또 다른 목소리, 반성매매 여성인권 운동 진영의 ‘성매매 합법화 반대, 성매매여성만 비범죄화’ 라는 입장이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 상황을 넘어서는 다양한 실천이 모색되어야 할 것 같다. 
성매매는 자유로운 개인간의 사적인 영역에서 발생하는 성적자기결정권의 문제일수 없고 (언제나 구매자는 남성, 판매자는 여성인) 여성차별적인 불평등 구조에서 발생하는 여성인권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빈곤과 폭력에 노출된 여성들에게 성판매의 위치를 강제하는 구조적 조건이 오히려 여성들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있다. 성적자기결정권은 서구의 성해방운동 과정에서 성적으로 억압되어온 여성과 동성애자의 권리 그리고 여성들의 재생산 권리(낙태권)로 등장했다. 우리사회에서는 성폭력특별법 제정운동 과정 중에 성폭력문제를 ‘정조에 관한 죄’로 보았던 것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성적자기결정권의 개념이 중요하게 논의되고 사용되었다. ‘인권’이 타고 날 때부터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합과정에서 확보되는 투쟁의 산물’이듯이 성적자기결정권 역시도 약자들의 저항언어로서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성판매가 성적자기결정권이라는 주장은 여성의 몸을 고스란히 자본과 남성의 착취도구로 내어주는 논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성매매는 자기결정권과 무관하다. 성매매는 남녀의 성에 대한 이중 잣대에서 출발하는 인권의 보편성에 대한 가장 오래된 질문이다.’(정희진)
‘생계형 여성들이 집결지에 주로 모여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집결지 합법화 역시 대안이 아니다. 성매매여성을 생계형과 비생계형으로 나눌 수 없다. 굳이 말하자면 모두가 생계형이다. 그래서 그녀들의 인권을 생각한다면 ‘가난하니까 계속 집결지에서 성매매 해야 한다’고 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성매매하지 않고도 살 권리를 보장해주어야 한다. 성매매 하지 않고도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더 많은 사회적 지원과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스웨덴은 성매매문제를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으로 인식하고 1999년 ‘성구매서비스금지에관한법’을 제정하였다. 구매자는 처벌하고 여성들은 처벌하지 않으며 탈성매매를 위한 사회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는 정책을 실행하여 2008년 ‘10년 평가보고서’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성구매와 인신매매가 감소했고 여성들의 탈성매매율도 높아졌다.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이 정책은 ‘노르딕모델’로 불리며 노르웨이와 덴마크 등 유럽각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합법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독일과 네덜란드는 인신매매가 증가하고 여성들의 인권피해 역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계속 보고되고 있다. 

성산업 규모 세계 1위, 만연화된 기업 간의 성접대와 로비 관행, 여성혐오를 생산하며 성차별적인 남성성을 강화하는 성구매와 남성문화, 성산업 구조에서 발행하는 여성들에 대한 심각한 폭력과 착취 등 복잡하게 얽혀있는 우리 사회 성매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알선업자와 구매자를 처벌하여 수요를 차단하고 여성들은 피해자로 보호하며 통합적인 사회적 자원을 지원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시민들의 성매매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통념을 바꾸기 위한교육이 ‘인식과 실천이 실제로 전환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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