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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발언] 선미촌을 걷고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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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307회 작성일 14-12-0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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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에서는 늦은 저녁에만 걸어보던 선미촌을 낮 시간에 사람들과 함께 걸어보았다. 밤에는 화려한 업소의 앞길만 보였다면 낮에는 그 업소들 사이의 좁은 골목들을 걸을 수 있었다. 좁디 좁은 골목길엔 누군가 고양이에게 주려는지 생선조각을 잘 닦여진 그릇에 담아놓기도 했고, 작은 텃밭을 가꾸어 놓기도 했고, 빗물을 받아놓기도 했다. 정비되지 않은 폐가와 우거진 숲이 부서질 것 같은 담의 틈새로 보이고, 깨져있는 미성년자 출입금지의 팻말과 여러 개의 작은 창문들은 이 건물의 과거의 사용용도를 짐작하게 한다. 그리고 그 골목길에 사시는 분들의 이야기와 주거지를 볼 수 도 있었다. 선미촌의 골목길 걷기는 함께 참여한 사람들 모두에게 작은 충격을 안겨주었다. 
센터의 활동가들이 늦은 저녁 선미촌 아웃리치에서 여성들만을 만났지만 도시재생에 대한 연구를 하시는 분들은 그 열악한 주거환경에 사시는 분들을 보고 안타까워했고, 또 누군가는 작은 공간마다 텃밭이 가꾸어져 있는 것을 보며 도시농업을 이야기했다. 또 누군가에는 미로처럼 얽혀져 있는 골목을 막아 여성들을 데려다 놓고 성매매업소를 운영한 흔적들을 보며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떠올리기도 했다. 나는 아마도 선미촌의 뒷골목을 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걷는다면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나눌 수 있게 될 것이며, 선미촌 문제해결의 더 많은 길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된다. 
11월에 개최한 ‘선미촌을 이야기하다’ 두 번째 집담회에서는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었다. 그곳에서 살았던, 살고 있는 업소 여성들의 이야기와 노송동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성매매집결지의 문제는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삶도 피폐하게 만들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가 선미촌이라는 이유로 주거민들의 자존감이 낮아지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까지 성매매문제는 성구매자, 업주, 알선업자의 법적 • 행정적 처벌보다는 여러 가지 이유로 성산업 자체가 옹호되며 한편으로는 정작 피해를 당하고 있는 여성들과 주민들은 배제되거나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성매매집결지 선미촌 문제는 아주 복잡하고 수많은 고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것은 수많은 연결고리의 핵심인 선미촌의 이야기를 빼고는 다른 어떤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음을 의미하며 더불어 그것이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는 해결의 고리임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미촌의 걷기와 집담회를 통해 그동안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있었던 그 공간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각자의 언어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의 걷기와 말하기는 지난 10년의 발걸음처럼 여전히 계속 될 것이다. 그리고 다양하게 기록될 것이며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을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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