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빅토르 위고라면 성매매 찬성하시겠습니까?” > 활동소식

“당신이 빅토르 위고라면 성매매 찬성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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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237회 작성일 14-12-0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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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영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
가끔 우리를 둘러싼 많은 일들에 해답을 찾을 수 없거나, 찾더라도 거기까지 가는 시간이 더디게만 느껴질 때 다른 곳과 사람을 만나 환기하는 시간을 가지면 오히려 명쾌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지난 11월 27일 조영숙 선생님(한국여성단체연합 국제연대센터장)과의 시간이 바로 그런 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성매매예방강사 심화과정이자 전체 활동가가 함께 듣는 강좌로 마련한 ‘성매매 없는 세상만들기, 글로벌 여성운동’은 반성매매 여성활동가이자 다양한 나라의 여성운동가와 만나며 한국여성운동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신 조영숙 선생님을 오랜만에 만났던 자리였다. 성매매방지법이 생긴 지 꼬박 10년의 시간이 흐르고 정권이 바뀌며 난항을 겪기도 하며 최근 통영에서 경찰의 함정수사시 숨진 성매매여성의 비극적 사건이 활동가들의 마음을 아프고 분노하게 하는 가운데 이번 강의는 노르딕 모델(스웨덴의 성구매 서비스 금지법, 말모프로젝트)로 점차 정책적 방향을 바꾸는 유럽과 나라별 현재를 짚어보는 시간이라 더욱 의미가 컸다.
같은 시기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성매매관련 법을 제정한 네덜란드와 스웨덴을 비교하며 정책입안 후 시간이 흐른 지금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 두 국가 모두 성매매여성의 안전과 환경 개선을 위해 출발했지만(독일의 성매매직업화도 마찬가지이다) 네덜란드는 합법화를 통해 여성들의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고(예부터 네덜란드는 무역도시로 실리주의를 추구하는 나라라는 부가설명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스웨덴은 성매매 자체가 남성에 대한 여성의 성적 차별이라는 관점을 통해 성구매를 금지하면 성매매산업이 축소하고 여성들의 삶이 나아지리라 예측하였다. 
시간이 지나고 네덜란드의 지금 모습은 합법화를 통해 여성의 삶이 나아지기보다 오히려 열악해졌다는 것이 국정조사에서 밝혀졌다고 한다. 그 단적인 예로 성매매여성들이 복용하는 항우울제 복용률이 합법화 이전보다 3배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미국의 합법화 지역인 네바다주(라스베가스가 있는 도시) 역시 미국 다른 주보다 여성폭력 비율이 5배 높다고 한다. 성매매를 합법화 하면 여성들의 삶이 나아지지도 성폭력이 줄지도 않는 다는 것의 증거이다. 
조영숙 선생님이 강조한 부분이 바로 그 지점이다. 성매매가 가능함으로 인해서 남성들의 인식속에 여성에 대한 의식이 돈을 줌으로 인해 아무렇게 대해도 괜찮다는 면죄부를 주게 되고 결국 성매매여성에게 하는 행동들을 다른 여성에게도 할 수 있게 되는 힌트를 주게 된다는 것. 성매매가 없어지면 성폭력이 증가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성매매에 대한 통념의 정반대되는 이야기다. 
유럽이 최근 노르딕 모델로 성매매에 대한 정책을 가져가게 된 것에는 유럽의 200여개 여성단체들의 힘이 컸다. 그들이 성매매여성 비범죄화(성매매여성을 구조적 피해자로 보고 처벌하지 않음)를 외치는 일의 캠페인 문구는 다음과 같았다고 한다. 
“당신이 빅토르 위고라면 성매매를 찬성할 것인가?”
빅토르위고는 2012년 한국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던 영화 및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작가이다. 빅토르위고가 프랑스혁명에서 다양한 인간군상을 작품에 넣으며 이런 이야기를 남겼다고 한다. 
“유럽이 문명화되면서 노예제가 사라졌다고 말하지만, 그건 틀린 말이다. 노예제는 아직도 존재한다, 단지, 지금의 노예제는 오직 여성들에게만 ‘성매매’라는 이름으로 부과되고 있을 뿐이다.” 빅토르 위고, 1862 

시간이 흐르고 흘렀지만 레미제라블 속 ‘판틴’과 같은 여성들은 비슷한 과정과 이유를 통해 지금도 성매매산업에 유입되고 있다. 위 캠페인을 통해 유럽은 점차 성매매여성에 대한 비범죄화와 성구매금지 법안에 최근 아일랜드까지 합세하며 참여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암스테르담시의 홍등가를 변화시키자는 움직임을 “Red To Blue"라는 슬로건으로 패션의 거리로 바꾸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지금 현재는 암스테르담 성매매업소의 절반 정도가 남아있고 나머지는 패션중심지로서 변모했다고 하니 지금 전주 성매매업소 집결지 선미촌의 변화도 충분히 기대할 만 하다고 느껴진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소수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성구매자의 권리(sex buyer's right)'를 주장하는 단체와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한국도 진보적 성향의 사람들이 성노동자의 권리를 내세우며 성매매합법화를 주장한 것을 보면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진보라는 이름이 어디서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점은 외국도 비슷한 모양이다. 
그러나 2000년에 발표된 UN국제인신매매 의정서에 나온 것을 보면 성매매는 가난한 자들에 대한 불평등의 문제이며 인권침해적 인신매매로 보고 수요 축소와 알선 억제에 대한 책임이 국가에 있다는 것을 명백히 하고 있다. 유럽에 비해 반성매매운동에 대한 열기가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가난한 나라에서는 뜨겁지 않지만 한국이 방향을 잃지 않고 성매매방지법을 집행해 나간다면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강의는 마쳐졌다. 
명확한 방향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면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희망과 의지가 참여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활동의 이유가 되었기를 바라며 글을 줄인다. 언제나 더 넓은 시각과 긴 호흡으로 여성운동과 함께 해 온 조영숙 선생님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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