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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된 사람들] 세미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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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256회 작성일 14-12-0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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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희 
2008년 조두순 사건. 나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대한민국 전체를 뒤흔든 사건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어떻게 어린아이를 상대로 그런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를 수 있을까?” “사람이 맞기는 할까?” 
그리고 재판부는 심신미약의 상태를 감안한다는 말도 안되는 근거로 12년형을 선고했다. 그러면서도 법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파렴치한 인간. 아니 인간의 탈을 쓴 괴물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사형제도에 대해서는 좀 고민이 되지만 적어도 그런 괴물은 이 사회에서 처단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이 마땅한 벌이라고 생각했다. 

활동가 세미나 도서 ‘성폭력 가해자를 말한다 [괴물이 된 사람들]’은 내가 그토록 경멸하는 9명의 괴물들에 대해 인터뷰 한 내용을 엮어놓은 책이다. 그리고 작가는 아동성폭력 피해자이기도 하다. 처음엔 이 책을 접하면서 ‘내가 왜 가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거지?’ 라는 생각이 먼저 스쳤다. 특히나 피해자의 목소리가 아닌 가자들에 대해 ‘내가 왜 궂이 알아야만하지?’라는 마음속 저항감이 계속 들었다. ‘피해자들의 아픔에 대해 공감하기에도 부족한 내 시간을 낭비하면서까지 왜 이들에 대해 알아야만 할까? 그들은 괴물인데’ 말이다.
그러면서 책을 읽고 세미나를 하면서 중요한 통찰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들을 괴물로 만들어 버리면서 얻는 효과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생겼고 정작 그로인해 성폭력 사건은 해결되거나 또는 줄었나 하는 것이다. 성폭력 사건의 대부분이 아는 지인과 주변에서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 의해 일어난다. 괴물로 묘사되는 순간 그 괴물의 형상을 하고 있는 이들을 격리 시키면 우리 사회는 안전한 듯 보인다. 하지만, 그 괴물은 괴물의 형상을 하고 있지도 않고 우리와 다른 세상을 사는 낯선이들이 아니었다.
어느날 친절하게 다가오고, 나를 사랑해주고, 나를 반겨주고 나를 안아주는 그들 사이에 그 괴물이 존재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 이웃이었다. 평소 선량하고 환한 웃음을 가졌던 옆집 아저씨, 삼촌, 은사님, 사촌 등. 그들은 우리 사회 안에 자연스럽고 평범하게 어울려 있었다. 
그리고 그 괴물은 괴물이 되기까지 또 다른 폭력과 공포속에서 방치된 심각한 폭력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이 사회속에 은폐된 채 가해자가 되고, 그 가해자는 누군가의 고통을 통해 보상받고 있는 듯 했다. 
폭력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 치유와 예방에 대한 접근이 없는 한 일상의 폭력과 구조속에서 또 다른 괴물은 계속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로인한 피해자들과 그 피해들이 또 다른 가해 행위들을 만들어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듯 하다. 또한 관계맥락에서의 친분과 친밀감을 이용한 성폭력 사건들을 보면 성폭력 피해자의 행위 맥락이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고 있다. 그로인해 피해자는 죄책감을 갖게 되고 자신의 경험을 더 얘기하지 못하게 만든다. 피해자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고통을 꺼내고 다뤄질수 있는 사회인식의 변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폭력이 어떤 구조에서 재생산 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 사회는 대단히 표면적인 접근만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전자발찌와 우편고지와 같은 무조건적 분리 구분방식을 넘어 범죄 행위에 대한 근본적 접근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한 인간의 치료적 접근과 인식변화를 위한 사회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책의 저자처럼 가해자를 이해하고 가해자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나 역시도 아직은 어렵다. 그들을 향한 내 분노는 여전하다. 하지만, 계속되는 폭력과 고통의 악순환이라는 고리를 끊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 일을 적극 지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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