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반성착취 여성인권 공동행동 - 민들레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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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반성착취 여성인권 공동행동 ‘민들레순례단’이 군산 대명동 개복동 화재참사 지역을 중심으로 열렸다.
반성매매 여성인권 역사의 현장을 함께 순례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군산에 200여명이 모였다.
오전, 군산승화원에 안치되어 계신 대명동 화재참사 피해자 두분을 추모하고,
오후, 2000년 군산 대명동 화재참사 현장과 2002년 개복동 화재참사 현장에서 정미례 님(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정책위원)의 현장 증언을 들었다.
현장증언을 듣고 바로 이어서 개복동에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추모식은 전북성매매경험여성자조모임 키싱구라미의 추모편지글 대독과 부산 팀원의 추모노래를 들었다.
마련된 희생자 추모단에서 헌화하며 추모시간을 갖은 후, 추모합창곡을 전체가 함께 불렀다.
"성착취카르텔 해체, 이제는 성평등모델" 슬로건으로 붓글씨를 함께 쓰고 나비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다함께 '성매매처벌법 개정위해 우리는 가지요'노래와 율동으로 마무리 하였다.
이후에는 아파트 건립계획으로 향후 철거 및 재개발이 진행될 계획인 군산아메리칸타운을 걸었고, 외국인 여성들이 성산업에 유입되는 현장으로써 여전히 정상 영업중인 클럽들을 마주했다.
개복동 화재참사 이후 2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여성들의 자리는 변하지 않았고, 성매매/성착취 현실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언니에게
언니, 안녕하세요.
전주에서 활동하는 성매매경험여성자조모임 키싱구라미의 바라입니다.
어제는 큰 달보다 환하게 빛나는 예쁜 초승달이 떴습니다.
문득 언니들 생각이 나서 한참 초승달을 바라보다 언니에게 편지를 써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닿을 수 없지만 존재하는 달, 그달이 마치 언니들 같아 불끈 힘이 나고,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이 닥쳤을 땐 힘을 달라고 조용히 속삭이기도 합니다.
제 가슴 속에 살아있는 언니들을 품고 다시 1년을 살아왔습니다.
저에게 2000년, 20002년의 사건은 아주 충격적이었습니다.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후 저의 삶은 그 전과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다독여 왔습니다.
더 많이 알고 싶고, 더 많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며칠 전 한 분이 ‘성매매현장에서의 일을 기억할 수 있는 건 여성과 구매자뿐이다’라는 말을 하였고, 저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있었던 현장을 기억할 수 있는 건, 성매매 된 당사자들 그리고 성구매자, 알선자 뿐이겠구나라는 생각에 저는 저와 우리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더욱 더 말하고 싶어졌습니다.
우리만이 기억하는 성착취 현장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모두의 관심으로 세상이 변화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언니들!
1년에 한 번 언니들을 만나러 오는 날 쓰는 이 편지는 언니와 이야기 할 수 있는 유일하고 소중한 시간이기에 자신있게 언니! 세상이 변했어요!라고 자랑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성착취 없는 세상의 변화를 위해 싸우는 많은 여성들이 있고, 분명 달라진 내년을 기대하시라고 말을 전할 수밖에 없어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언니들을 떠나보내고서야 제정된 성매매방지법 19년, 그 어마어마한 일을 겪고도 성매매여성을 처벌하고 있는 성매매처벌법은 여전하고, 우리는 성매매처벌법을 개정하기 위한 활동을 가열차게 펼치고 있습니다.
이 큰 희생을 통해 만들어진 보호법, 여성억압과 폭력을 휘두르는 자들을 처벌하고자 제정된 처벌법이 왜 아직도 여성을 향하고 있는지 분하고, 억울하기까지 합니다.
제가 만난 성구매자들은 그 누구보다 평범한 얼굴을 하고, 영혼까지 짓밟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폭력에 폭력을 가할수록 무력한 여성들을 보며, 성구매자들은 더 쉽게 성구매란 말로 여성들에게 폭력을 더합니다.
그런 이들이 그 가벼운 처벌을 받는다고 뉘우치기나 할까요?
뉘우쳐야 할 사람은 여성이 되는 사회에 여전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와 많은 당사자들은 오늘도 힘차게 싸웁니다.
이길 때까지 싸울 것입니다.
여성을 처벌하는 법으로는 절대! 성매매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소리칩니다.
더 이상 성구매자들이, 알선자들이 변명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을 위해 성매매처벌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합니다.
언니!
언젠가는 환호하며 언니들을 보러 오고 싶습니다.
이곳에서 울고 웃으며 ‘정말 세상이 바뀌었어요.’라고 외치며 축제를 열고 싶습니다.
그런 날을 위해 힘내겠습니다.
더 이상 누구도 희생당하지 않는 세상이 가능하단 ‘희망’을 품고 우리의 실천으로 1년 또 힘차게 살아보겠습니다.
한국의 반성매매 활동가들과 많은 국가의 반성매매활동가들이 함께 움직입니다.
부딪히고 깨지며 언젠가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올거라는 믿음으로 1년을 보내고 내년 9월 언니들을 만나러 오겠습니다.
언니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할 날이 빨리 오길 염원하며 인사를 전합니다.
2023년 9월 21일
성매매여성자조모임 키싱구라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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