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활동가세미나 후기 -이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 활동소식

 

신입활동가세미나 후기 -이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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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200회 작성일 14-05-0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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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 align="right"><strong>반이</strong></p><p>&nbsp;</p><p>지난 4월 23일, 신입활동가들이 다시 모였다. 지난 세미나&nbsp;책이었던 '여성인권운동사'의&nbsp;급박한&nbsp;발제와 어려운 말들의 향연이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로&nbsp;콩물세미나를&nbsp;겪고&nbsp;난 다음이라 그런지 한결 여유 있어진 모습으로.</p><p><br>이번 세미나 책은 여성학 이야기(민가영 저)였는데,&nbsp;많은&nbsp;여성주의 담론들을&nbsp;이해하기&nbsp;쉬운 언어로&nbsp;담은 책이라 읽기가 수월했다. 나를 비롯한 신입활동가들은 대부분 대학에서도 여성학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세상을 보는 다른 시선, 즉 여성주의적 관점을 친절하게 설명한 이 책을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 날 세미나 역시&nbsp;'이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nbsp;내 주변의 흔한 일들이&nbsp;다르게 와 닿고, 경험이 재해석되는 장이었다. <br>&nbsp;<br>어릴 적 불렀던 트로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가 얼마나 폭력적인 함의를 담은 표현인지&nbsp;새삼 깨닫기도 하고, 자신이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를 다시 들여다 보며 내가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는 내가 원해서인가, 타인의 시선 때문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기도 하고, 내 생각의 주인이 온전히 나일 수 있는가 고민해 보기도 했다. 내가 겪고도 차별인 줄 몰랐던 경험들에 대한 얘기도 쏟아졌다. 똑같이 대학을 졸업한 남성과 첫 임금이 차이가 났던 일, 주변에서 들었던 남성중심적인 얘기들, 그리고 내가 스스럼없이 썼던 말들... 누군가가 중얼이듯 '나는 지금껏 정상 범주에 나를 맞추기 위해 애썼다'라던 말과&nbsp;'(여성인) 내겐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역할이 있었던 것이구나'라던 말이 세미나가 끝난 지금까지도&nbsp;오래 남는다.</p><p>그렇게 각자가 느낀 것들을 나누고 나서 함께 얘기해 보고 싶은 주제들을 꼽아 이야기를&nbsp;이어갔는데, 사무국장님이 던진 '기회가 똑같이 주어지면 과연 평등한 걸까?'라는 질문에 잠시 모두가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다들 쉽사리 대답을 하기 어려워 했는데, 조건이 다를 수 있다는 결론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자는&nbsp;비유를 들으니 의외로 문제는 쉬워졌다. 같은 선에서 출발하지만 장애인과 유모차를 끌고 가는 여성과 임산부와 비장애인이 걷는 속도는 각자 다를 것이다. 기회의 균등이 평등으로 가는데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조건의 다름을 무시하고 기회의 균등만을 가지고 모두가 평등하다고 여긴다면 결과를 가지고 차별하는 것 또한&nbsp;지금보다 심화될 것이다. 빈곤의 문제와 소위 '성공하지 못한' 삶의 책임을 개인의 게으름과 노력 부족으로 돌리는 사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아, 그런데 나열하고 보니 익숙한 이 느낌은 무엇일까.<br>&nbsp;<br>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장 많이 나왔던&nbsp;단어는 역시 외모와 다이어트였다. 얼굴이 혹은 몸매가 '착하다'라는 표현이 보편화&nbsp;될 정도로&nbsp;외모에 대한 평가는 외모에 대한 평가를 넘어선다. 통념적으로 예쁘다고 하는 기준 안으로 들어서면 다른 것들도 더불어 좋게 평가 받는 사회. 성격이 같아도, 행동이&nbsp;같아도 소위 '예쁜 여자'와 '못생긴 여자'에게 주어지는 평가는 다르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그리고 나 또한&nbsp;그것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성찰도.&nbsp;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그것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문제 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인지하고 있는 것은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p><p><br>다양한&nbsp;주제로 이야기들이 오고 갔고, 마지막으로 성매매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신입활동가로서&nbsp;가장 할 말이 많은 주제였는데, 센터에 몸담고 있는 활동가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워 이야기를 어떻게 나눠야 할지&nbsp;걱정스러운 주제이기도&nbsp;했다. 이 우려를 예상하신 사무국장님이 먼저 그런 생각들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nbsp;센터가 '반성매매 단체'이기 때문이라고 짚어주시며 편한 우리의 생각과 고민들을 나누자고 하셨다. 그래서 그랬다. 내 안에 걸렸지만 이론으로 덮어 생각하지 않으려 했던 의문점들,&nbsp;언니들의 질문에&nbsp;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말문이 막히던 순간들, 이 글에 쓸 수 없는 각자의 고민들을 터놓으며 서로의 지혜를 구했다. 고민들은 모두의 말문을 막히게 하기도 했고, 결국 정답은 없으니 진심을 갖고 대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간단한 결론에 명치 가운데 답답하게 막혀있던 무언가가 스르르 녹아내리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p><p align="center">앞으로 활동하며 내 안에 떠오를 수많은 고민들. 그것들을 무시하고 덮어 놓는 것이 아니라 풀어 놓고 들여다 보는 것이 중요함을, 소중한 동기들이 있어 힘이 됨을, 그리고 센터가 그럴 수 있는 공간임을 확인하며&nbsp;잔뜩 긴장해 있던&nbsp;마음의&nbsp;힘을 조금 풀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음 번엔 또 어떤 것들을 느끼게 할지, 다음 세미나 시간이&nbsp;기대된다. :)<br>&nbsp;<img width="457" align="center" src="http://www.yonggamhan.org/liguard_bbs/aribbs/data_file/li_etc_47_201404-1th-vert.jpg">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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