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변했을까? > 활동소식

나는 어떻게 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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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238회 작성일 14-05-0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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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o:p></o:p>중간리더십이라고 하면 몇 년 차부터 일까? 나누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활동가마다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다르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고 그 것이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차에 상관없이 센터의 여러 일에 대한 생각과 의견은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고 그런 적극적인 모습에 구성원들은 박수를 보낸다. 조직에 권력은 분명히 있고 책임져야 할 무게는 다르지만 언제나 문은 모두에게 열려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곳이라 믿고 실제로도 그렇다.  <o:p></o:p>4월의 중간, 5년차 이상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연차별 워크샵이 있었다. 2~3년차와 4년차 워크샵 이후 진행된 워크샵이었고 활동가들에게 던져진 질문은 비슷했다. ‘센터를 만나기 전의 나와 만난 후의 나’, ‘내가 생각하는 좋은 리더십, 좋은 조직’, ‘나는 지금 어디에 서있고 어느 곳을 향해 가는가’ 등이었다.  <o:p></o:p>정신없이 지내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막상 가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조금은 걱정되었던 마음이 기우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자활지원센터의 3명 활동가와 사무국의 나, 이 네 사람이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각자의 색깔대로 알록달록 꺼내 보여졌고 자연스럽고 즐겁고 때론 감동스럽게 마음을 뒤흔들었다. 나름의 고민들, 활동의 방향들이 어쩜 그렇게 세심하고 따뜻한지 말이다.  <o:p></o:p>나는 센터 이전과 후의 나를 경주마에 비교했다. 센터와 여성주의를 만나기 전에 나는 사회적인 기준과 틀에 맞춰진 시야로 세상을 달려갔던 거라 생각한다.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는 벌판도 장애물과 울타리로 생각하고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조바심 속에 하루하루를 살았다. 남들처럼은 아니어도 거대한 경주판에서 끝까지 뒤처지지 않으리라 이를 갈며 살아왔던 날들, 한 달에 하루나 이틀을 쉬며 아르바이트를 했던 20대 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쉰다는 것은 곧 낙오라 믿었었다. 그러나 센터의 활동가로 나의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던 그 날부터 눈에 씌워진 가림막은 거둬지고 갑자기 넓어진 세계에 당황하기도 했다. 내가 믿었던 장벽들이 사실 나의 믿음이었다는 생각에 화도 나고, 거대한 구조와 시스템 속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음을 깨닫고 좌절도 했다.(어쩌면 몰랐던 시절이 더 좋게도 느껴질 만큼) 하지만 그런 좌절과 기쁨을 느끼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가 아닐까.  <o:p></o:p>함께 오래도록 일하고 있는 옆 ‘사람’과의 관계도 나의 성장과 함께 더욱 단단하고 따뜻해짐을 느낀다. 생각이 하나여서 좋은 관계가 아닌 달라서 건강한 관계들, 가는 길이 울퉁불퉁하고 돌아가는 것 같지만 그런 북적댐과 소란함 속에 오는 안도감이 참 달다.    <o:p></o:p>또 한 가지 느낀 것은, 처음 센터에 오고 얼마 후부터 나는 나의 이중적인 모습에 혐오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센터 안에서의 나와 밖에서의 내가 일치하지 않는 것, 나는 왜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나는 정말 약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오래도록 고민지점으로 자리 잡았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저런 방법으로 세상과 함께 살아가려고 노력한 그때의 나 자신이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모든 것이 분리되어 살 수 밖에 없는 이 세상에서, 타협은 생존전략이었음을. (생각해보면 그리 타협도 아니었지만) <o:p></o:p>담을 수 있는 그릇을 키워나간다는 것이 아마도 성장이란 생각이다. 매년 여러 권의 책을 함께 읽고 둘러앉아 회의를 하고, 울고 짜고 보대끼는 일상들은 나에게 늘 새로운 ‘한계’를 보여준다. 수많은 한계와 울타리를 하나씩 넘어가다 보면 더 새로운 내가 보이리라 생각한다. 무엇이 정답이고 그 정답은 누가 만들었는가, 나에게 또 당신에게 제시된 새로운 ‘한계’를 기쁘게 좌절하는 순간이 바로 지금이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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