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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글쓰기강좌를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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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324회 작성일 14-05-0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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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여성생활문화공간 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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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이 왔다. 
글쓰기 강좌까지 여시고, 강좌는 쭉 이어질 거죠.
답장을 보냈다.
저도 강좌까지 열 줄은 몰랐네요. 샘의 응원이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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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봄이 가는 것을, 4월이 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여느 해와 다르게 유난스럽지도 흥분하지도 떨리지도 않은 봄날이다. 나이를 먹어서인가 싶다가 잠깐씩 연두 잎에 소스라치곤 했다. 화들짝 놀랐다가 시선은 먼 허공에 가 있다. 손은 머리를 짚고 미간에 약하게 골이 파이면서 눈이 더 작아지고 고개가 오른쪽으로 5도 정도 기울어진다. 음, 글쓰기! 아, 봄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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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서 소설읽기 모임을 한 지 5년이 되어간다. 
전에는 혼자서 책을 읽고 혼자서 감흥 했다가 혼자서 끼적였다. 취향을 공유하는 일은 많지 않았다. 나만의 취향의 노선을 그리기에도 바빴다. 타인과 교감을 나누거나 그들을 안내하고 이끄는 일은 혼자서 책과 연애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모임을 진행하는 것은 나에게는 ‘말하기’의 과제였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했고, 나중에는 잘 해야겠다 욕심이 생겼지만 지금은 살아남음에 위안한다. 나의 말하기는 소설을 읽은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소설에 대한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자꾸 타인이 보인다. 아, 그렇구나, 아, 그렇구나. 모임을 마치고 나면 나를 돌아본다. 나는 어떻게 살아왔나.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지만 충족하지 못했다. 부족한 2%가 채워진 필요충분조건의 상태를 원한다. 소설을 읽고 나서, 말하기가 과제라면 쓰기는 욕망으로 남아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글을 쓰는 것의 동력이다. 무언가를 쓰고 싶다는 것, 아직,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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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앞에 붙은 타이틀이 많다. 
즐거운 글쓰기, 치유하는 글쓰기, 두려움 없는 글쓰기 등. 글쓰기에 관한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방법도 여러 가지다. 네 멋대로 써라,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글쓰며 사는 삶 등. 강좌의 방향을 쉽사리 잡지 못하고 있을 때 나탈리 골드버그가 말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믿음을 갖고 계속해서 믿고 나갈 때만이, 그 일이 자신이 가야 할 길로 이끌어 주는 법이다. 자신의 마음을 믿고, 자신이 경험한 인생에 대한 확신을 키워나가야 한다.” 어렵사리 고작 A4 2장의 커리큘럼을 만들어낸 후에야 알았다. 나에게 믿음보다는 두려움이 강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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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과 함께 하고 싶다.
글을 쓰고 싶은데 ‘어떻게 써야 하나?’ 생각으로 만리장성을 쌓고 있는 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 두려움은 이제 그만, 지금은 경건하게 “네”라고 대답할 시간이다. 동백, 산수유, 목련, 매화, 개나리, 벚꽃, 진달래, 철쭉, 복사꽃 등 제각각 꽃 피울 순서를 망각한 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데 모였다가 꽃조차 사라져버린 시간 속에서, 그 틈 사이로 글쓰는 시간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움츠린 어깨를 펴고 손에 힘을 주고 심장을 열어 일단 써보면 어떨까? 일상의 틈바구니에서도 글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신감도 얻게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을쏘냐. 강좌까지 열 줄은 몰랐지만, 곧 강좌가 열릴 것이다. 고백하자면, 나또한 처음이다. 그러니 당신은 용기를 가져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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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우리 읽고, 쓰고, 말하는 사이가 되는 시간으로 가자.  <o: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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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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