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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발언]사랑은 누군가를 기억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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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090회 작성일 14-06-03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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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퇴근 길 아파트 담장사이로 핀 장미꽃이 어느새 저렇게 붉어졌을까 생각했다. 
올해처럼 꽃들이 피는 것을 그저 무심히 지나가고, 저 붉은 장미꽃을 즐기는 것이 미안한 마음이 들던 5월이 있었을까 싶다. 정혜신 선생님의 sns을 통해 안산의 소식을 보다가 유족부모님들이 내 아이와 같이 인양된 아이, 내 아이와 생의 마지막을 함께 한 아일 거란 생각으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동질감, 가장 슬픈 연대의식으로 서로에게 더없는 밀착과 위로, 치유를 주고받는 협심자(協心者)라는 글을 보면서, 그 슬픔의 깊이를 차마 가늠할 수는 없어도 그 슬픔의 연대에 미력하나마 손 하나 올려놓고 싶다 생각했다. <?xml:namespace prefix = "o" /><o:p></o:p>
유대인들에게 「역사」란 과거 그들의 이야기 (his-story, her-story, their-story))가 아니라, 오늘도 내일도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라는 뜻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지금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통과하여야 하는 고통의 시간에 함께 울고, 따지고, 분노하며 사건의 진실을 찾아내는 일이 오늘 나의 이야기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잊혀지는 것'이 가장 두렵다는 그 처절한 울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약속은 그저 잊지 않겠다 말하는 것이고, 그 약속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니, 자꾸 말하고 다짐하는 행동을 할 뿐이다. <o:p></o:p>
삶은 기억하는 것이다. 
이제 세월호 참사의 기억은 우리의 삶이 되었고, 우리의 시간 안에 그 울음과 분노가 들어왔다. 사람들은 너무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라 말한다. 이제 훌훌 털고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라고 말이다. 하지만 돌아갈 그 일상이라는 장소, 혹은 시간이 참사 이전의 일상이 아닌 것을 정말 모르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사랑은 누군가를 기억하는 것이다. 
이제 이 기억은 우리의 일상이다. 힘껏 기억하고 그 누군가가 겪는 모든 경험과 느낌에 나도 함께 하려 노력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생각한다. 그 비어있는 공간을 채우는 것이 사랑이고 지금의 나와 우리의 일상이지 않을까? 바라보지 않는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다. 아픔을 겪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아픔이 곧 나의 아픔임을 자각하기위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o:p></o:p>
사람이 사람에게 귀를 기울이고, 정성을 기울이는 일이 바로 ‘사랑’이며 ‘정치’이다.
이념과 가치, 이해관계들의 거미줄을 넘어 살뜰한 마음으로 주변과 사람들을 챙겨 돌보는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억울하고 눈물짓는 이들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는 사람에게 더 많은 표가 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외상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는 아직 올 단계가 아니라고 하는 말이 참 아프게 와닿는다. 고통을 안아주며 어떤 고통도 밀쳐내지 않는 것이 아픔의 수용이라 한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밀쳐내지 말고 아픔을 안아야 한다. 양껏 슬퍼하고 분노하자. 사랑은 기억하는 것이며, 약속을 지키는 일이니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그들을 기억하는 일은 결국 나를 지키는 일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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