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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발언]하루 하루 만큼의 희망과 기쁨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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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125회 작성일 14-03-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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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숙 
2014년은 군산 개복동 화재참사 12주기 추모제와 함께 시작되었다. 건물은 철거되었지만 그 공간에서 우리는 14명의 여성을 추모했고 성매매 없는 세상을 기원하며 노래했다. 살아남아 있는 우리들의 몫이라 생각하여 그 공간이 평화와 인권의 공간으로 재탄생되기 위한 지속적인 활동도 다짐했다.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한 마음들이다. 역사는 고정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다시 쓰이고 또 다시 쓰인다. 민들레 순례단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는 성지인 그 참혹했던 공간을 거듭 순례하며 역사를 다시 썼고 이제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며 또 한번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그리고 지난 2월 19일 ‘선미촌 정비를 위한 민관협의회’가 발족되었다. 성매매업소 집결지인 선미촌을 새로운 공간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행정과 경찰, 인근 학교, 지역주민, 언론, 정치인, 연구자, 시민단체, 여성단체 등 관련된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모여앉아 대안을 찾고자 하는 협의회이다. 한국 사회에서 ‘아주 오래된’ 성매매 업소 집결지는 지역사회 전체가 통째로 연결되어 있어서 해결이 쉽지 않다. 물론 법 집행기관의 의지가 가장 강력한 조건이긴 하지만 그 집행력을 추동하고 대안적인 공간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다중지성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볼 때 긍정적인 과정이다. 무엇보다 선미촌에 관한 이야기, 성매매에 관한 이야기, 성매매 여성의 인권과 자활지원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늘고 있다. 이것이 공론화의 과정이다. 문제는 드러나고 분분하게 이야기 되어야 해결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지난 2월 25일 여성단체들은 현 정부의 출범 1주년을 평가하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성명서는 ‘여성인권, 사회통합과 질서유지를 위한 4대악의 한계 드러나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여성인권 정책을 살펴보면,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성별불평등 및 우리사회 차별에서 비롯된 인권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통합과 질서유지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성폭력 문제를 국정 중요과제로 다루고 있지만, 여성폭력 근절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과 종합적인 계획 없이 비현실적이거나 선언적인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여성폭력에 대한 기본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4대악 보험’상품이다. 지난 30여년간 여성단체들의 노력으로 여성에 대한 폭력은 국가적 차원에서 대응해야 하는 사회적 문제임을 명확히 해 왔고, 이에 근거하여 관련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보험이라는 상품을 통해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사안으로 회귀시켜 버렸다. 한편, ‘4대악’에 모든 공권력이 집중되면서 성산업 확산 방지와 성매매여성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대책은 실종되었다.‘라고 쓰고 있다. 맞는 말이다. 정부 정책에 의한 성산업 축소와 성매매문제 해결의 길은 보이지 않고 있다. 성매매 여성들은 성매매 피해를 신고하러 갔다가 경찰에게 행위자로서 ’피의자 심문‘을 강요받고 있다. 성매매여성에 대한 비범죄화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반드시 통과되어야 할 법이다.

올해는 성매매방지법 제정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다양한 측면에서 법 집행과 시민의식의 변화와 실천, 성매매여성의 인권보호와 자활지원 등이 평가되어야 한다. 스웨덴의 ‘성구매 서비스금지에관한법 10년 평가보고서’처럼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를 기대할 뿐이다. 10년이라는 시간적 무게만큼 우리 사회의 성매매 담론이 풍성해졌을까도 생각해본다. 우리 사회의 성산업 구조와 성매매 문제는 거대하고 복잡하다. 그래서 코끼리의 몸통 중 다리 어느 한쪽을 붙들고 ‘이것이 성매매의 본질이다’라고 각자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는 옳고 누구는 틀리다가 아니라 어쩌면 더 많은 성매매에 관한 입장/담론이 터져 나올때 성매매의 몸통이 온전히 드러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올 한해 우리 센터는 ‘시민들과 만나는 연속 집담회’로 ‘남성모임’으로 ‘여성인권포럼’으로 ‘군산개복동여성인권센터 건립추진위’로 ‘선미촌 정비 민관협의회’로 ‘성매내여성 비범죄화 법안’ 통과를 위한 운동으로 성매매경험 여성을 지원하고 연대하는 소란스럽고 다채로운 만남으로 하루하루를 보낼것이다. 하루하루 만큼의 희망과 기쁨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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