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성착취 구조 해체를 위한 여성인권 공동행동 ‘민들레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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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성착취 구조 해체를 위한 여성인권 공동행동 ‘민들레순례단’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가자, 성평등모델>
센터는 9월 21일, 2022 성산업 착취구조 해체를 위한 여성인권행동 ‘민들레순례단’을 진행했다. 반성매매 여성인권 역사의 현장을 함께 순례하며 성산업 착취구조 해체를 위한 행진을 위해 성매매처벌법개정연대 전국행진단, 전주, 군산, 광주, 목포 등 지역의 반성매매 활동가 100여명이 군산에 모였다.
2000년 군산 대명동 화재참사 현장과 2002년 개복동 화재참사 현장에서 정미례 님(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정책위원)의 증언을 들으며 감금과 착취, 폭력적인 상황에서 고통받았던 여성들이 떠올라 함께 분노하고 슬퍼했다.
현장증언을 듣고 개복동에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전북성매매경험여성자조모임 키싱구라미의 추모편지글 대독과 헌화, 추모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계속 기억하고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이후 군산승화원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승화원에 안치되어 계신 대명동 화재참사 피해자 두분을 추모하고 순례의 여정을 마쳤다.
글 ㅣ 최유진
#그림li_pds_553_collag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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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복동 화재참사 현장에서 대독된 전북성매매경험여성자조모임 키싱구라미 '바라'의 추모편지 입니다.]
언니들에게 보내는 편지
언니들, 안녕하세요.
전북 성매매경험여성자조모임 키싱구라미에서 활동하고 있는 바라입니다.
안부를 묻고 싶은 하루하루를 참고 견뎌 우리는 오늘도 이곳에서 언니들을 그립니다.
그 곳은 어떤가요. 언니들 잘 지내셨나요?
며칠 전 친구가 제게 물었습니다. ‘추모 글 매년 쓰는데 할 말이 아직도 있어?’
처음 듣는 질문에 잠시 멈칫했지만 ‘하고 싶은 얘기야 차고 넘치지.’라고 대답했습니다. 친구는 과하다는 듯이 쳐다보았지만 저는 그 눈빛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실이니까요. 군산의 언니들을 생각하면 따라오는 질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직도 우리가 왜 그곳에 있었어야 했는지, 착취구조를 가능케 한 배경은 무엇인지, 내가 돈벌이에 이용당하고도 죄책감에 스스로를 괴롭게 한건 무엇이었는지 궁금한 게 너무 많아요. 2000년, 2002년의 그날들을 알게 되고, 성매매방지법으로 인해 내 삶이 덤으로 얻은 삶같이 느껴졌던 순간이 있습니다. 언니들을 떠올리면 가슴이 너무 아리고 아프지만 그만큼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다시 누군가 희생되지 않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니들께 약속했던 그때가 떠오릅니다. 오늘도 저는 그때와 같은 약속을 하고 다시 오래 걷기 위해 다짐을 하려고 합니다.
군산의 9월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언니들이 생각납니다. 교육 중 영상이라도 보면 코 끝이 시큰거려 참을 수가 없습니다. 몇 해가 지났는데, 괜찮을 때도 됐는데 해가 가면 갈수록 어쩜 가슴이 더 답답해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건 아마 아직 우리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고통 받고, 스스로 죄책감에 힘들어 할 여성들이 많아서겠지요. 여전히 힘들 나의 언니들이 지금의 나와 같이 자유로워지길 희망해봅니다.
언니, 지난시간을 돌아보니 2000년, 2002년 군산 대명동/개복동 화재참사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성매매현장과 착취구조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언니들의 희생으로 성매매방지법이 생겼고, 성매매는 여성폭력이자 여성인권의 문제라는 시선을 가진 이들의 노고 속에 성매매방지법을 잘 지켜왔습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올해로 성매매방지법 시행 18주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성매매방지법이 여성들을 위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합니다. 성매매방지법에는 행위자를 처벌하기 위한 처벌법과 피해자를 보호하는 보호법이 존재합니다. 보호법으로 인해 나와 같은 여성들도 보호받을 수 있다고, 나라의 국민으로서 지원받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고 법으로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그 결과 저와 같은 많은 여성들이 숨지 않고 자신이 겪은 사회적 피해를 발설할 수 있게 되었고, 더불어 피해를 피해인 줄 모르고 살았던 시간들을 재해석하며 자신에게 향한 죄책감을 스스로 거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행위자를 처벌하겠다던 처벌법은 성매매방지법 시행 18주년이 지난 오늘도 여성을 향해 있습니다. 나는 행위자가 아닙니다. 나는 내가 성착취 공간에서 보았던 여성들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우리는 행위자가 아닙니다. 면접을 빙자한 업주의 성폭력, 기도삼촌들의 성추행, 온갖 더러운 짓거리를 판타지라는 이름하에 행했던 구매자들의 돌아버린 눈, 단 돈 몇 만원에 인격과 영혼을 살 수 있다고 믿는 구매자들.. 그 안에서 여성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더 이상 당하지 않기 위해 웃어보였고, 괜찮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성착취 공간 안에서 여성들이 할 수 있었던 건 상황을 견뎌내는 것, 스스로를 자책하며 죄책감에 갇혀 사는 것일 뿐 행위자로 인지되어 처벌받을 순 없습니다.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우리는 성매매방지법이 정말 여성들을 위한 법이 되기를 희망하여 새로운 길을 걷습니다.
성매매처벌법으로 인해 여성들은 처벌의 굴레에서 오늘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성매매방지법 시행 18주년 이제는 성매매 안에서 누가 행위자인지, 누가 처벌 받아야 마땅한지 가려내어야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법의 기만을 두고 보지 않습니다.
성매매여성처벌조항 삭제, 이제 우리가 바꿉니다.
성착취 없는 대한민국, 성착취 당하는 이 없는 세상을 위해 성착취카르텔 박살내고, 성평등 모델로 가는 길을 지켜봐주세요.
언니, 바람 살랑 살랑 부는 가을에 또 찾아올게요.
2022년 9월 21일
키싱구라미 올림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가자, 성평등모델>
센터는 9월 21일, 2022 성산업 착취구조 해체를 위한 여성인권행동 ‘민들레순례단’을 진행했다. 반성매매 여성인권 역사의 현장을 함께 순례하며 성산업 착취구조 해체를 위한 행진을 위해 성매매처벌법개정연대 전국행진단, 전주, 군산, 광주, 목포 등 지역의 반성매매 활동가 100여명이 군산에 모였다.
2000년 군산 대명동 화재참사 현장과 2002년 개복동 화재참사 현장에서 정미례 님(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정책위원)의 증언을 들으며 감금과 착취, 폭력적인 상황에서 고통받았던 여성들이 떠올라 함께 분노하고 슬퍼했다.
현장증언을 듣고 개복동에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전북성매매경험여성자조모임 키싱구라미의 추모편지글 대독과 헌화, 추모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계속 기억하고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이후 군산승화원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승화원에 안치되어 계신 대명동 화재참사 피해자 두분을 추모하고 순례의 여정을 마쳤다.
글 ㅣ 최유진
#그림li_pds_553_collag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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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복동 화재참사 현장에서 대독된 전북성매매경험여성자조모임 키싱구라미 '바라'의 추모편지 입니다.]
언니들에게 보내는 편지
언니들, 안녕하세요.
전북 성매매경험여성자조모임 키싱구라미에서 활동하고 있는 바라입니다.
안부를 묻고 싶은 하루하루를 참고 견뎌 우리는 오늘도 이곳에서 언니들을 그립니다.
그 곳은 어떤가요. 언니들 잘 지내셨나요?
며칠 전 친구가 제게 물었습니다. ‘추모 글 매년 쓰는데 할 말이 아직도 있어?’
처음 듣는 질문에 잠시 멈칫했지만 ‘하고 싶은 얘기야 차고 넘치지.’라고 대답했습니다. 친구는 과하다는 듯이 쳐다보았지만 저는 그 눈빛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실이니까요. 군산의 언니들을 생각하면 따라오는 질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직도 우리가 왜 그곳에 있었어야 했는지, 착취구조를 가능케 한 배경은 무엇인지, 내가 돈벌이에 이용당하고도 죄책감에 스스로를 괴롭게 한건 무엇이었는지 궁금한 게 너무 많아요. 2000년, 2002년의 그날들을 알게 되고, 성매매방지법으로 인해 내 삶이 덤으로 얻은 삶같이 느껴졌던 순간이 있습니다. 언니들을 떠올리면 가슴이 너무 아리고 아프지만 그만큼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다시 누군가 희생되지 않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니들께 약속했던 그때가 떠오릅니다. 오늘도 저는 그때와 같은 약속을 하고 다시 오래 걷기 위해 다짐을 하려고 합니다.
군산의 9월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언니들이 생각납니다. 교육 중 영상이라도 보면 코 끝이 시큰거려 참을 수가 없습니다. 몇 해가 지났는데, 괜찮을 때도 됐는데 해가 가면 갈수록 어쩜 가슴이 더 답답해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건 아마 아직 우리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고통 받고, 스스로 죄책감에 힘들어 할 여성들이 많아서겠지요. 여전히 힘들 나의 언니들이 지금의 나와 같이 자유로워지길 희망해봅니다.
언니, 지난시간을 돌아보니 2000년, 2002년 군산 대명동/개복동 화재참사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성매매현장과 착취구조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언니들의 희생으로 성매매방지법이 생겼고, 성매매는 여성폭력이자 여성인권의 문제라는 시선을 가진 이들의 노고 속에 성매매방지법을 잘 지켜왔습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올해로 성매매방지법 시행 18주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성매매방지법이 여성들을 위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합니다. 성매매방지법에는 행위자를 처벌하기 위한 처벌법과 피해자를 보호하는 보호법이 존재합니다. 보호법으로 인해 나와 같은 여성들도 보호받을 수 있다고, 나라의 국민으로서 지원받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고 법으로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그 결과 저와 같은 많은 여성들이 숨지 않고 자신이 겪은 사회적 피해를 발설할 수 있게 되었고, 더불어 피해를 피해인 줄 모르고 살았던 시간들을 재해석하며 자신에게 향한 죄책감을 스스로 거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행위자를 처벌하겠다던 처벌법은 성매매방지법 시행 18주년이 지난 오늘도 여성을 향해 있습니다. 나는 행위자가 아닙니다. 나는 내가 성착취 공간에서 보았던 여성들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우리는 행위자가 아닙니다. 면접을 빙자한 업주의 성폭력, 기도삼촌들의 성추행, 온갖 더러운 짓거리를 판타지라는 이름하에 행했던 구매자들의 돌아버린 눈, 단 돈 몇 만원에 인격과 영혼을 살 수 있다고 믿는 구매자들.. 그 안에서 여성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더 이상 당하지 않기 위해 웃어보였고, 괜찮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성착취 공간 안에서 여성들이 할 수 있었던 건 상황을 견뎌내는 것, 스스로를 자책하며 죄책감에 갇혀 사는 것일 뿐 행위자로 인지되어 처벌받을 순 없습니다.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우리는 성매매방지법이 정말 여성들을 위한 법이 되기를 희망하여 새로운 길을 걷습니다.
성매매처벌법으로 인해 여성들은 처벌의 굴레에서 오늘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성매매방지법 시행 18주년 이제는 성매매 안에서 누가 행위자인지, 누가 처벌 받아야 마땅한지 가려내어야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법의 기만을 두고 보지 않습니다.
성매매여성처벌조항 삭제, 이제 우리가 바꿉니다.
성착취 없는 대한민국, 성착취 당하는 이 없는 세상을 위해 성착취카르텔 박살내고, 성평등 모델로 가는 길을 지켜봐주세요.
언니, 바람 살랑 살랑 부는 가을에 또 찾아올게요.
2022년 9월 21일
키싱구라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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