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개복동 성매매업소 화재참사 20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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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9일은 군산 개복동 성매매업소 화재참사 20주기이다.
센터는 1월 28일 오전11시에 개복동 화재참사 현장에서 추모식을 진행하고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추모현장을 중계했다.
우리는 감금과 성착취 구조에서 희생당한 14명의 여성을 기억한다.
이 죽음으로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되었고 성매매여성의 인권보호를 위한 법과 정책,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아직도 성매매/성착취 현실은 여전하다.
우리는 '그날'을 기억하고 성매매와 성착취 없는 성평등한 세상을 향해 행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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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9일은 군산 개복동 성매매업소 화재참사로 14명의 여성이 희생당한지 20년을 맞이하는 날입니다.
20주기 추모식에서 낭독될 추모편지를 공유합니다.
<2002년 1월 29일, 시간이 멈춰버린 언니에게>
주인을 잃고 홀로 남겨진 일기장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창살 틈으로 새가 말한다. 짹짹
그 모습은 내 모습이었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데..
남들이 알아듣는다면 어떠한 방법을 가르쳐줄텐데
아무도 모른다. 새의 울부짖음을
그런 새를 보며, 나 역시 울고 있다.
2002년 1월 29일 오전 11시 50분 군산 개복동 아방궁에서 불이 났고 불길은 30분 만에 진화되었습니다. 30분 만에 진화되었다고 기록되는 불길은 연기와 함께 14명의 소중한 언니들을 앗아갔습니다. 당시 한국 사회에서 성매매는 있어도 없어야 하는 곳, 사라질 수 없는 곳, 어두운 세계라는 말로 누구에게도 관심 받지 못하는 공간이었습니다. 협박과 감금이 난무했지만 이 같은 사실은 누구에게도 알려질 수 없었습니다. 업주들은 경찰에게, 공무원에게 돈을 갖다 바치고, 여성을 이용하여 접대를 하며 형/동생의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입니다. 밖에서 보면 창문이 있지만 안에서는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암흑이었습니다. 합판으로 싸여진 건물, 불법 부자재를 이용해 불법 개조를 서슴지 않았던 그 곳은 형/동생에 의해 드러나지 않고 감춰질 수 있었습니다. 유착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14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가는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미 누군가에게는 예견된 일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2000년 2002년 연이어 발생한 화재참사로 많은 여성들을 잃음과 동시에 그들의 희생으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성산업이라 불리는 착취의 고리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2013년 개복동 화재참사가 있던 건물이 군산시에 의해 철거되기 며칠 전 이곳에 방문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건물에 들어가기 전 건물 외벽에 ‘어느 누구도 착취하지 않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라는 글을 썼습니다. 마지막 바램을 담아 사각사각 눌러쓴 나무 외벽이 아직 기억에 생생합니다. 문을 들어서자 났던 매캐한 냄새를 기억합니다. 바닥에 나뒹굴던 10여년이 지났지만 그날의 연기를 가득 머금은 옷가지들, 두꺼운 철문.. 화가 나면서 동시에 언니들이 궁금해졌습니다. 이곳에 머물던 언니들은 어떤 언니들이였을까. 어떤 색깔을 좋아했을까. 어떤 사연들을 갖고 있었을까. 웃음이 많았을까. 눈물이 많았을까. 창살 너머로 나는 새들을 보며 언니는 무엇을 바래왔을까. 언니들을 기억하기 위해 언니들을 궁금해 하였습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이 기억의 투쟁임을 알기에 그 날 눈에 담았던 처참한 현장 모두를 기억하려고 노력하며 오늘날까지 성착취 현장에 대해 외치고 있습니다.
철거 된지 9년, 건물은 철거되었지만 우리의 기억은 철거되지 않았습니다. 건물은 사라져 눈앞에 보이지 않지만 여성들의 죽음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이곳을 더 이상 죽음의 공간이 아니라 생명의 공간, 다시 살리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2022년 1월, 다시 또 20번째 시린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20년 전 언니는 자신이 새와 같다 말하시며 무언가 말하고 싶다 하셨습니다. 언니가 하고 싶은 말 이제 들어줄 수 있는데 이곳에 언니는 없습니다. 오늘도 이 자리에 서서 감히 언니의 심경을 생각해봅니다. 나와 같았을 그 마음을 글로, 목소리로 세상에 외치겠습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고통 받고 있을 성착취 된 여성을 탓하지 마세요. 그들은 왜 자신이 그 곳에 있어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자신을 탓하고 있습니다. 성착취 된 여성의 곁에 서주세요.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이야기해주세요. 누구도 착취당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우리 모두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됩니다.
언니들의 희생으로 많은 이들의 가슴에 경종을 울린 그 날을 기억하며 투쟁하겠습니다. 더 이상 희생되는 사람이 없도록 지켜보고 또 행동하겠습니다. 나와 같은 언니가 더 이상 아프지 않도록 이곳에서 저희가 더 노력하겠습니다. 서로를 위로하고 안아주고 서로를 궁금해 하며 또 10년, 20년 지치지 않고 달려가겠습니다.
2002년 1월 29일 언니에게
2022년 1월 28일 성매매경험여성자조모임 키싱구라미 올림
#그림li_pds_529_collage.jpg
센터는 1월 28일 오전11시에 개복동 화재참사 현장에서 추모식을 진행하고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추모현장을 중계했다.
우리는 감금과 성착취 구조에서 희생당한 14명의 여성을 기억한다.
이 죽음으로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되었고 성매매여성의 인권보호를 위한 법과 정책,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아직도 성매매/성착취 현실은 여전하다.
우리는 '그날'을 기억하고 성매매와 성착취 없는 성평등한 세상을 향해 행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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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9일은 군산 개복동 성매매업소 화재참사로 14명의 여성이 희생당한지 20년을 맞이하는 날입니다.
20주기 추모식에서 낭독될 추모편지를 공유합니다.
<2002년 1월 29일, 시간이 멈춰버린 언니에게>
주인을 잃고 홀로 남겨진 일기장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창살 틈으로 새가 말한다. 짹짹
그 모습은 내 모습이었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데..
남들이 알아듣는다면 어떠한 방법을 가르쳐줄텐데
아무도 모른다. 새의 울부짖음을
그런 새를 보며, 나 역시 울고 있다.
2002년 1월 29일 오전 11시 50분 군산 개복동 아방궁에서 불이 났고 불길은 30분 만에 진화되었습니다. 30분 만에 진화되었다고 기록되는 불길은 연기와 함께 14명의 소중한 언니들을 앗아갔습니다. 당시 한국 사회에서 성매매는 있어도 없어야 하는 곳, 사라질 수 없는 곳, 어두운 세계라는 말로 누구에게도 관심 받지 못하는 공간이었습니다. 협박과 감금이 난무했지만 이 같은 사실은 누구에게도 알려질 수 없었습니다. 업주들은 경찰에게, 공무원에게 돈을 갖다 바치고, 여성을 이용하여 접대를 하며 형/동생의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입니다. 밖에서 보면 창문이 있지만 안에서는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암흑이었습니다. 합판으로 싸여진 건물, 불법 부자재를 이용해 불법 개조를 서슴지 않았던 그 곳은 형/동생에 의해 드러나지 않고 감춰질 수 있었습니다. 유착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14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가는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미 누군가에게는 예견된 일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2000년 2002년 연이어 발생한 화재참사로 많은 여성들을 잃음과 동시에 그들의 희생으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성산업이라 불리는 착취의 고리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2013년 개복동 화재참사가 있던 건물이 군산시에 의해 철거되기 며칠 전 이곳에 방문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건물에 들어가기 전 건물 외벽에 ‘어느 누구도 착취하지 않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라는 글을 썼습니다. 마지막 바램을 담아 사각사각 눌러쓴 나무 외벽이 아직 기억에 생생합니다. 문을 들어서자 났던 매캐한 냄새를 기억합니다. 바닥에 나뒹굴던 10여년이 지났지만 그날의 연기를 가득 머금은 옷가지들, 두꺼운 철문.. 화가 나면서 동시에 언니들이 궁금해졌습니다. 이곳에 머물던 언니들은 어떤 언니들이였을까. 어떤 색깔을 좋아했을까. 어떤 사연들을 갖고 있었을까. 웃음이 많았을까. 눈물이 많았을까. 창살 너머로 나는 새들을 보며 언니는 무엇을 바래왔을까. 언니들을 기억하기 위해 언니들을 궁금해 하였습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이 기억의 투쟁임을 알기에 그 날 눈에 담았던 처참한 현장 모두를 기억하려고 노력하며 오늘날까지 성착취 현장에 대해 외치고 있습니다.
철거 된지 9년, 건물은 철거되었지만 우리의 기억은 철거되지 않았습니다. 건물은 사라져 눈앞에 보이지 않지만 여성들의 죽음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이곳을 더 이상 죽음의 공간이 아니라 생명의 공간, 다시 살리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2022년 1월, 다시 또 20번째 시린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20년 전 언니는 자신이 새와 같다 말하시며 무언가 말하고 싶다 하셨습니다. 언니가 하고 싶은 말 이제 들어줄 수 있는데 이곳에 언니는 없습니다. 오늘도 이 자리에 서서 감히 언니의 심경을 생각해봅니다. 나와 같았을 그 마음을 글로, 목소리로 세상에 외치겠습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고통 받고 있을 성착취 된 여성을 탓하지 마세요. 그들은 왜 자신이 그 곳에 있어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자신을 탓하고 있습니다. 성착취 된 여성의 곁에 서주세요.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이야기해주세요. 누구도 착취당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우리 모두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됩니다.
언니들의 희생으로 많은 이들의 가슴에 경종을 울린 그 날을 기억하며 투쟁하겠습니다. 더 이상 희생되는 사람이 없도록 지켜보고 또 행동하겠습니다. 나와 같은 언니가 더 이상 아프지 않도록 이곳에서 저희가 더 노력하겠습니다. 서로를 위로하고 안아주고 서로를 궁금해 하며 또 10년, 20년 지치지 않고 달려가겠습니다.
2002년 1월 29일 언니에게
2022년 1월 28일 성매매경험여성자조모임 키싱구라미 올림
#그림li_pds_529_collag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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