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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순례단 ‘기억하는 한, 역사는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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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7회 작성일 26-08-31 09:29

센터는 8월 월례회의 시간에 9월에 진행되는 민들레순례단을 위해 사전교육을 진행하였다. 

작년에 제작된 민들레순례단 20주년 영상을 함께 시정하고 민들레순례단 활동의 의미에대해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 글은 그 때 나눈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함께 정리한 것이다. 


2000년 군산 대명동과 2002년 개복동 성매매업소 화재참사로 열아홉 명의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는 생전에 그녀들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녀들의 삶과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해마다 군산으로 향한다. 

민들레순례단은 2006년 첫발을 내디뎠고, 2008년에는 전국을 순례하며 성매매 여성의 인권과 성산업의 착취 현실을 알렸다. 

그렇게 이어온 길이 어느덧 20년을 넘어섰다.

민들레순례단은 시간이 지나면 잊힐 수밖에 없는 죽음을 사회의 기억으로 되돌려 놓는 실천이다. 

이름 없이 떠난 그녀들의 연고자가 되고, 참사가 일어난 현장을 다시 걸으며 우리는 또 다른 목격자이자 증언자가 된다. 

기억은 저절로 지속되지 않는다. 

누군가 찾아가고, 말하고, 기록하고, 다음 사람에게 전할 때 비로소 역사가 된다. 

매년 우리가 찾아가는 시기가 되면 군산의 주민들도 “올 때가 되었구나”라고 알아본다. 

우리가 그곳을 기억하는 동안, 그곳 또한 우리의 발걸음을 기억하고 있다.

처음에는 깊은 슬픔과 애도에서 출발했지만, 오늘의 민들레순례단은 성착취에 맞서는 가장 직접적인 여성인권 실천이 되었다. 

해마다 새로운 활동가들이 이 길에서 운동의 역사를 배우고, 오래 걸어온 활동가들은 자신이 민들레순례단과 함께 성장해 왔음을 발견한다. 

순례단 안에서는 지원하는 활동가와 지원받는 당사자의 경계도 옅어진다. 

우리는 모두 같은 민들레순례단이 되어 함께 걷고, 외치고, 서로의 증언을 듣는다. 

또한 성매매 경험 당사자 모임 ‘키싱구라미’가 민들레순례단 추모편지를 통해 발화하는 목소리는 우리 안의 깊은 애도와 연대를 깨우며, 

우리가 왜 이 길을 계속 걸어야 하는지를 되묻는다.

신자유주의와 능력주의, 각자도생의 질서는 성매매와 젠더폭력을 개인의 선택이나 불운으로 돌린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성매매는 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젠더불평등과 여성혐오 위에서 지속되는 구조적 폭력이며, 여성의 몸과 취약성을 이용해 이익을 얻는 산업과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을 말이다. 

참사를 기억하는 일은 과거를 추모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늘도 반복되는 성착취의 구조를 드러내고,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묻고, 더 나은 미래를 요구하는 현재의 행동이다.

누군가는 우리의 걸음을 ‘바위에 계란 던지기’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바위 앞에서도 계란을 던지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 작은 흔적들이 모여 마침내 단단한 현실에 균열을 낸다는 것을 지난 20여년의 역사로 증명해 왔다.

민들레순례단은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며, 혼자 두지 않겠다는 연대이고, 성착취 없는 세상을 향해 함께 내딛는 발걸음이다. 

서로를 기억하고 기록해 온 우리의 걸음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올해도 계속된다. 


글 ㅣ 하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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